"투자유치부터 직원들 월급 챙기기까지 정신없었지요. 하지만 회사가 쑥쑥 커가고 있어 보람도 큽니다"

서울 서초동 KDS벤처센터 빌딩에 있는 디지털방송 솔루션 전문업체인 아이큐브(대표 강성재)의 김재희 이사(37).설립된 지 6년이 다 돼 가는 고참 벤처기업인 아이큐브의 올 겨울은 따뜻하기만 하다고 자랑이 대단하다.

전반적인 벤처업계의 자금난 속에서도 든든한 재원을 이미 확보했기 때문.아이큐브는 주위의 부러움을 받으며 지난9월말 소프트뱅크벤처스코리아로부터 50억원이라는 거액을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투자유치 과정엔 회사의 사업성과 기술력을 먼저 보지만 CEO(최고경영자)가 어떤 사람인지도 무척 따진다"는 이사는 "CEO를 다각적으로 돕는 전문 CFO(최고재무책임자)의 역할이 중요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이사는 투자유치 등 대외 업무와 회계와 자금운용 등 집안살림까지 도맡으며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서울대 인류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콜로라도대에서 회계학 전공으로 MBA를 받은 그는 AICPA(미국 공인회계사)자격증을 따고 귀국해 트인시스템 등 벤처기업에서 실무 경력을 쌓았다.

지난 95년 아이큐브의 창립멤버로 참여해 지금까지 CFO를 맡고 있다.

이 회사는 소프트뱅크벤처스코리아로부터의 투자유치 이전인 지난해 2차례에 걸쳐 20억원의 자금을 외부에 끌어들었다.

기보엔젤클럽과 KTB네트워크로부터 각각 10억원씩 자금지원을 받았던 것.그 당시에도 김 이사가 상담및 설명회 준비 등을 제반 과정을 책임졌었다.

"그땐 정말 "묻지마 투자"를 실감했었다"는 그는 당시 투자조건을 따지던 개인투자가가 상담이 끝날 무렵 "도대체 뭣하는 회사냐"고 물어와 황당했었다고 쓴 웃음을 지었다.

최근 경제상황이 어려워지자 직원들 모두 종이컵 대신 자신의 컵을 따로 두고 쓰는 등 비용줄이기에 힘쓰고 있다고 말하는 김 이사에게 가장 기억에 남던 시절은 IMF(국제통화기금)관리체제 때다.

"당시엔 정말 월급줄 돈이 없었지요. 그래서 사장님과 함께 은행을 돌아다니며 사정하고 친척들과 친구들에게 돈을 꾸러다니던 일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이런 그의 정성으로 아이큐브 직원들은 아직 한 번도 급여를 늦게 받아본 적이 없다.

"최근 새로운 인력을 영입해 자금기획의 부담을 약간 덜게 됐다"는 그는 "연간 매출이 올해 50억원에서 내년엔 3백억원 이상으로 급신장할 것으로 예상돼 더 바빠질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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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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