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차기 미국 대통령의 ''백악관 경착륙''이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은다.

그는 허니문도,여론의 강력한 지지도 기대하기 어렵다.

의회마저 민주 공화당으로 양분돼 정책을 밀고나가기 힘든 형편이다.

그러나 더 불행한 일이 있다.

미국 경기의 경착륙이 임박했다는 점이다.

지난 3·4분기 미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2.4% 늘어나는 데 그쳤다.

4년만의 최저치다.

경제둔화에 실망한 투자자들이 한발짝 물러서면서 주가는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주가하락은 자본비용을 증가시켜 미국이 장기호황 국면을 유지하는 데 핵심역할을 한 기업의 투자와 ''창조적 파괴''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최근 주가하락의 주범은 잘못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정책이다.

지난 1년반동안 연준리는 6번이나 금리를 올렸다.

고성장과 주가강세,저실업률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것이란 잘못된 믿음에서였다.

연준리는 목적을 하나씩 달성해가고 있다.

성장률은 둔화됐고 증시열기도 식었다.

11월 실업률도 소폭 상승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달 15일 금리를 동결한 연준리의 결정은 또 한차례의 실수였다.

이때 발표문에서 경기둔화 조짐을 무시하고 인플레 우려표명을 고수한 것은 더 큰 치명타였다.

실업률은 후행(後行)지수다.

실업률이 높아지기 시작할 때쯤 경제는 ''침체행 열차''에 올라타 있을 것이다.

때는 이미 늦다.

시장에서 불안의 신호를 보내기 시작한지 1년이 지났지만 연준리는 무시하고 있다.

금,비석유 원자재,특히 달러에 민감한 지표 등이 연준리의 긴축정책이 지나치다는 경고를 보냈다.

그러나 연준리는 저실업률과 고유가가 인플레를 유발한다는 필립스 곡선에 눈이 어두워 이런 신호들을 보지 못했다.

높은 생산성과 치열한 경쟁,높은 투입비용으로 대변되는 현 경제환경은 소매가격 상승을 야기하기 힘들다.

더욱이 경제활동이 둔화되기 시작하면 가격은 즉각 인하압력에 놓이게 된다.

자동차메이커와 딜러들은 벌써 판촉을 위한 가격인하에 돌입했다.

인플레이션 위협이 없다는게 자명하다.

경제불안 외에 세금이 너무 높다는 것도 문제다.

현재 미국인들의 개인소득에서 세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 44년이후 최고치에 달하고 있다.

부시승리가 예상됐던 대선이전에 주가가 상승한 것이나,''부시승리''를 굳히는 듯했던 지난달 11일의 연방및 플로리다주 대법원 판결 이후 주가가 급등했던 이면에는 이런 높은 세율에 대한 불만이 있었다.

증시는 부시측의 세금인하공약이 경제나 증시를 다시 움직이는 데 꼭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가 모두 2001년부터 세금을 인하할 예정이란 점을 감안하면 특히 그렇다.

만약 미국이 세금을 인하하지 않는다면 유럽이 경쟁력 우위를 점하는데 일조하는 꼴이 된다.

미국은 앞으로 10~20년간 부를 창출할 잠재력을 갖고 있다.

신기술은 생산성을 높였고 잠재성장률을 최소한 5%이상으로 끌어올렸다.

고세율이나 잘못된 연준리 정책으로 인해 미국경제의 잠재성장력이 줄어들 때마다 수십억달러의 미래소득을 잃어버리는 셈이다.

차기 대통령이 취임할 때 그의 첫 경제정책은 ''전면적인 세금인하''여야 한다.

그러고 나서 비어있는 연준리의 2개 자리에 필립스곡선을 믿지 않는 사람들을 임명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경착륙은 불가피하다.

정리=노혜령 기자 h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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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그리핀,쿠빅,스티븐스&톰슨사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브라이언 웨스배리가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 12월6일자에 기고한 글을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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