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교부와 채권금융기관이 궁여지책으로 도산위기에 몰린 대한주택보증에 국민주택기금 출연과 출자전환을 통해 2조원의 자금을 긴급 지원하기로 합의했다니 답답한 노릇이다.

자금지원을 하지 않을 경우 벌어질 엄청난 경제.사회적 파장을 생각하면 현실적으로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지만 그렇다고 언제까지 밑빠진 독에 물붓기 식으로 자금지원을 계속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건교부는 건설금융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할 것이다.

주택건설업체의 공사이행을 보증해 주는 대한주택보증이 재정위기에 몰린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90년대 중반이후 주택경기가 장기침체에 빠진데다 부실경영까지 겹쳐 외환위기가 일어나기 전에 이미 대한주택보증의 재정상태는 바닥났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외환위기 여파로 주택경기가 얼어붙고 주택건설업체들이 대량으로 퇴출돼 재정위기가 가속화됐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이같은 재정위기의 악순환은 주택건설뿐 아니라 일반건설 부문도 마찬가지다.

문제는 현행 보증제도에서는 시간이 갈수록 비슷한 사태가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는데 있다.

이같은 악순환을 막기 위한 대책은 두가지가 꼽힌다.

하나는 주택분양제도를 선분양제에서 후분양제로 바꾸는 것이다.

과거 주택난이 심할때는 주택공급 확대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마구잡이식으로 부실공사를 남발해도 그럭저럭 넘어 갔고 집값이 지속적으로 오르는 바람에 미분양 사태도 없었지만 상황이 달라진 지금은 더이상 선분양제를 고집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

특히 공사이행을 연대보증 하다보니 도덕적 해이를 조장하고 견실한 업체마저 연쇄도산의 공포에 시달리는 것은 반드시 시정돼야 한다.

다른 하나는 건설금융을 시장경쟁체제로 전환시키는 것이다.

회원사면 무조건 지급보증을 해주고 출자금의 몇배씩 대출 또는 지급보증을 해주는 현재의 공제조합 방식은 시장논리에 맞지 않는다.

이같은 문제를 시정하기 위해 오는 2002년부터 건설업체의 공제조합 가입을 자유화하고 회원사의 대출한도를 축소했지만 그것만으로는 미흡한 형편이다.

근본적인 대책은 건설업체가 아니라 단위공사별로 사업성을 평가해 대출이나 지급보증을 하되 공제조합만이 아니라 은행이나 보험사를 포함한 금융시장에서 경쟁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와 관련해 사업장별로 독립채산제를 시행하도록 건설업체 회계제도를 변경하는 등 후속조치가 필요한 것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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