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에 또 한차례 금리인하 바람이 불고 있다.

시중자금이 몰리는 은행들의 자금운용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은 11일부터 정기예금 정기적금 상호부금 등 예금금리를 0.2~0.8%포인트 인하한다.

이에 앞서 농협중앙회가 7일부터 1년제 "큰만족실세예금"의 고시금리를 고시금리를 7.2%에서 7.1%로 낮췄다.

하나은행도 같은날 1개월 정기예금 고시금리를 5.3%로 0.2%포인트 내렸다.

이같은 예금금리 인하바람에는 채권금리 급락세가 한몫했다.

시중 자금이 안전한 국채로 몰림에 따라 지난주 국고채 금리는 연중최저치 경신행진을 거듭,6%대에 진입했다.

여기엔 연말을 앞두고 실적경쟁을 벌이는 일부 금융기관들의 투기적 거래가 가세했다.

금리가 짧은 기간에 급락하자 경계감도 부각되기 시작했다.

한 채권관계자는 현 채권시장 상황을 달리는 자동차에 탄 승객에 비유해 "지금 내려야 하지만 달리는 자동차에서 뛰어내릴 경우 큰 사고(고가매수)를 당할 수 있기 때문에 마음대로 내릴수도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국채에 대한 열기가 높아갈수록 회사채 시장은 빈사상태에 몰리고 있다.

기업 신용도에 따른 양극화 현상도 심화돼 AA-급 우량 회사채와 투자적격 최하위 등급인 BBB-급 회사채간 금리격차는 지난 10월평균 2.88%포인트에서 최근엔 3.5%포인트 이상으로 확대됐다.

다음주는 공적자금 마련을 위한 예보채 발행이 대기해 있다.

예금보험공사는 14일이나 15일께 1조원 규모의 예보채 5년물 입찰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어 2조원의 예보채 물량도 이달중 뒤따를 전망이다.

예보채 발행은 시장의 공급물량을 늘려 금리상승(채권가격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게 된다.

하지만 3조원의 발행 규모는 수급을 악화시킬 정도는 아니라는 게 채권딜러들의 중론이다.

예보채 발행이 금리의 향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금주 자금시장의 관심사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