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념 재정경제부 장관이 8일 "신용금고 사고가 앞으로도 한 두개 더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발언을 한 이기호 청와대 경제수석과 이근영 금감위원장에 대해 "그런 식으로 말을 해서는 안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진 장관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경제비전 21'' 토론회에 참석, "연말 자금 성수기를 앞두고 금융시장이 예민한 상황에서 (이 수석과 이 금감위원장이) 미리 예단해서 그런 식으로 말하면 안된다"고 쓴소리를 내뱉었다.

진 장관은 이어 "그같은 발언이 금고업계 뿐만 아니라 전체 자금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 아니냐"며 두 사람의 신중하지 못한 발언에 대해 언짢은 심기를 그대로 드러냈다.

진 장관은 이와 관련, "어제 이 원장에게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그와 같은 얘기는 하지 말라고 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금융감독원에서 현재 (신용금고의 불법 대출사건에 대해) 조사중인 것은 사실이지만 몇 개 있다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진 장관은 은행합병과 관련, "시중에 나오는 여러 시나리오 때문에 대주주들이 불안해 하고 있어 금감위원장에게도 일절 내용을 미리 말하지 말라고 주문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 여야 의원들은 최근의 어려운 경제 사정에 대해 한 목소리로 우려를 표시하며 갖가지 경제 활성화 대책을 내놓았다.

민주당 박병윤 의원은 "모든 경제적 어려움은 자금난에 기인하는 데 자금난이 해소되지 않고 있어 내년 경제도 어려워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나라당 김만제 의원은 "30대 재벌 계열사들에 대한 회사채 보증에 자금을 낭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오히려 건실한 중견 기업을 살릴 수 있는 방안 마련에 주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미리 기자 mi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