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차로"라는 뜻을 가진 까르푸는 1963년 프랑스 파리 근교 5개의 길이 엇갈리는 곳에 처음 문을 열었다.

전후 복구가 거의 끝나고 실리적이고 현대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던 파리지앵들에게 까르푸는 신선한 느낌을 주었다.

식품과 의류,잡화를 한곳에서 모두 살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종전까지 식품과 비식품은 한 곳에서 살 수 없는 상품이었다.

재미있는 것은 까르푸가 첫 점포를 열기 1년전인 1962년 미국에서는 오늘날 "소매왕국"을 이룬 월마트가 공산품 판매를 위주로 한 할인점(디스카운트 스토어)을 선보였다는 점이다.

1년을 시차로 탄생한 세계 1,2위 유통기업은 오늘날 전세계를 무대로 한치 양보없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까르푸는 전세계 26개국에서 7백3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월마트는 미주를 중심으로 10여개국에서 4천9백여개의 매장을 갖고 있다.

까르푸는 월마트와는 달리 생식품 비중을 대폭 높인게 특징이다.

언론에서는 이런 새로운 형태의 점포에 대해 "하이퍼마켓"이란 이름을 지어주었다.

하이퍼마켓은 생식품과 공산품,의류 잡화를 골고루 판매하는 할인점을 지칭하는 이름으로 굳어졌다.

까르푸가 한국에 진출한 것은 지난 93년.

당시 재무부로부터 4백80억원의 투자인가를 받고 시장조사와 점포개발에 들어갔다.

3년 뒤인 96년 7월30일 경기도 부천시 중동 신도시안에 첫 점포인 중동점을 냈다.

이후 숨가쁜 점포늘리기 전략으로 현재 전국에 20개 점포를 운영중이다.

지난해 9월에는 면목점의 문을 열면서 서울시내에 진입하는데 성공했다.

내년에는 서울 목동과 시흥동 등에 2개 점포를 내고 지방에는 전북 군산과 광주에 출점한다.

내년말까지 24개 점포를 보유,전국 다점포망이 일단 구축되는 셈이다.

까르푸는 지난 4년여동안 현지화 전략에 힘을 기울여왔다.

우선 6천여명의 종업원중 거의 전부가 한국인이다.

고용창출에 기여했다는 뜻이다.

국내업체의 상품을 매년 상당량 사들여 유럽 남미 아시아 각국에 있는 까르푸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것도 현지화 전략의 하나다.

까르푸는 지난해 1조원 가까운 매출을 올려 선두업체인 이마트를 맹추격하고 있다.

이마트와 까르푸의 선두다툼이 향후 관심의 초점이 될 전망이다.

여기에다 세계 유통시장의 맹주인 월마트와 까르푸의 한판 승부도 흥미로운 게임이 될 게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