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단계 은행 구조조정의 윤곽이 나타나고 있다.

공적자금이 투입된 은행들은 정부주도 금융지주회사방식 등으로 통합하고,아울러 우량은행간 통합을 통해 선도은행 출범을 유도하기로 했다.

다만 우량은행과 지방은행 등이 자율적으로 통합을 희망하는 경우에는 이를 우선 허용하기로 했다.

우량은행간 통합이나 우량은행과 지방은행의 통합은 정부가 직접 개입하지 않고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하기를 바라는 눈치다.

그러나 이러한 2단계 은행 구조조정방안의 밑그림은 여러 측면에서 재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첫째 정부의 부실은행 처리 방식과 은행 대형화의 추진 방법이 은행산업의 경쟁력 강화라는 측면에서 바람직한 방안인가 하는 점이다.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부실은행 처리의 핵심 관건은 부실은행을 금융지주회사 형식으로 다른 은행에 편입시키는 것이 부실화의 재발을 방지하는 최선의 방법인가하는 점이다.

부실한 금융기관들을 통합하여 정부가 주도하는 금융지주회사를 통해 회생시킨다는 전략은 공허한 메아리로 들린다.

부실한 은행을 우량은행에 입양시키는 방법은 "부실은행의 처리"라는 편익보다 "우량은행의 희생"이라는 비용이 더 커 보인다.

정부가 추진하는 은행 대형화의 핵심은 규모를 늘렸을 때 경쟁력이 증대되는가 하는 점이다.

일본의 은행들이 규모가 작아서 경쟁력이 없는 것이 아니며,미국의 은행들이 규모가 커서 경쟁력이 있는 것도 아니다.

은행 대형화는 은행 경쟁력 향상의 필요조건도 충분조건도 아니다.

따라서 현재와 같은 부실은행 처리와 대형화전략은 은행구조조정의 보다 근본적 목표인 은행산업의 경쟁력 향상과는 밀접한 관련이 없다고 하겠다.

둘째 부실은행에 공적자금을 투입하여 다른 금융기관과 통합하는 방법이 국민경제적으로 가장 바람직한 것인가의 문제다.

정부 계획에 의하면 추가로 조성된 공적자금은 모두 금년과 내년도의 금융구조조정에 투입된다.

이번에 구조조정 대상이 되는 은행에도 7조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항상 그랬듯이 투입금액은 더 늘어날 것이다.

그렇다면 금년부터 만기 도래되는 1차 공적자금의 원금은 무슨 자금으로 상환할 것인가 하는 의문이 제기된다.

1차 공적자금의 경험을 되돌아보면 투입된 공적자금의 회수금을 원금상환에 사용하기는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이렇게 상황이 다급하고 3차의 공적자금이 소요될 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팽배한 상황에서 언제까지 공적자금을 바탕으로 짝짓기에만 몰두할 것인가.

정부는 부실은행에 다시 7조원 이상을 투입하여 다른 부실덩어리에 합치는 방법이 현재 상태에서 일부 부실은행을 청산했을 때의 비용보다 작다는 것을 설득력있게 보여 주어야 한다.

물론 7조원의 추가투입이 마지막이라는 보장도 있어야 한다.

셋째 그렇다면 바람직한 은행구조조정 방안은 어떤 것인가? 무엇보다도 은행산업에 대해 강력한 시장규율을 확립하여야 한다.

부실은행은 퇴출한다는 원칙이 확립되어야 한다.

정부가 은행경영에 간섭하는 일을 금지하고 은행경영의 책임주체를 명확하게 해야 한다.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금융기관간 통합 그리고 M&A든 P&A 등 은행들의 구조조정에 걸림돌이 되는 각종 제도적 비용 요인들을 제거해야 한다.

독자적인 금융상품을 개발,판매할 수 있도록 하고 은행들이 건전성 범위 내에서 오로지 수익성 원리에 충실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시장원리에 의한 경쟁력 강화 방안이 단기성과와 비용에 집착하는 관료들의 관점으로는 느리고 불명확한 방법인 것처럼 느끼질 지 모르나 장기적으로 볼 때는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이다.

부실한 지방은행들을 모두 정부주도의 금융지주회사에 편입한다든지,은근히 부실은행을 우량은행에게 떠넘기려고 하는 일은 정부가 할 일이 아니다.

금융기관간 통합방식을 지주회사 방식으로 할지,P&A 또는 M&A방식으로 할지도 정부가 고민할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정부가 고민해야 할 문제는 공적자금 투입으로 국유화된 은행들의 민영화 방식과,대내외 경쟁격화 속에서 은행의 건전성을 유지하는 감독방안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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