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5단체의 ''현시국에 대한 경제계 선언''은 기업인들의 위기의식과 정부에 대한 강한 불만을 엿볼 수 있게 한다.

경제5단체가 회장과 상근부회장이 모두 자리를 함께한 가운데 난상토의를 벌인 끝에 이런 형태의 시국선언문을 내놓은 것 자체가 전례없는 일이고,그 내용이 재계의 통상적인 수준을 넘어선 비판이라는 점에서 특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경제5단체장은 최근 경제상황과 사회기강에 대한 큰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는 선언문 첫 대목은 재계의 그것으로는 유례없이 직설적이다.

또 "시장경제와 민주주의, 그리고 인권이라는 대통령의 통치철학이 사회 각층의 집단이기주의에 의해 왜곡 악용되고 있는 현실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수 없다"는 행간에는 정부에 대한 강한 불만이 배어있다.

경제5단체는 특히 노동운동의 현실과 이에 대한 정부대응에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정부는 밀면 밀린다는 식의 정당치 못한 사고,불법파업도 관철되면 무사하다는 무모한 사고가 노동운동을 지배하고 있는 것은 참으로 우려스럽다"며 이러한 상황의 방치는 국가 통제기능을 위태롭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조조정과 관련해 동시다발적으로 빚어지고 있는 노조의 집단행동,그와 관련된 노정간 이면 합의설 등을 감안할때 기업인들이 깊은 우려를 갖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국가기강을 확립하라는 재계의 요구에 앞서 정부는 스스로 반성하는 바가 있어야 할것이라고 본다.

경제5단체가 시국선언을 통해 노동법 개정논의를 유보하자고 제의한 것 또한 경청할 만하다.

그렇지 않아도 복잡한 상황에서 노동법개정논의가 본격화할 경우 노사간 갈등은 더욱 첨예화할 수밖에 없다는 점만 감안하더라도 그렇다.

근로시간 단축을 과연 지금 추진해야 할 상황인지도 의문이지만 그 구체적인 실천방법을 논의하게 되면 어떤 국면이 빚어질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연월차 생리휴가 복수노조교섭창구 노조전임자임금 비정형근로자보호대책 등 노사간에 이견(異見)이 팽팽한 현안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노조쪽에서 개정을 요구하는 것도 있고 사용자측이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도 있지만 경제가 정상을 되찾을 때까지 당분간 현행제도를 유지하는 것이 방법이다.

구조조정에 총력을 모아 경제를 살리는 것이 우선과제다.

그렇게 하려면 정부가 불법적인 집단행동에 단호해야 할것 또한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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