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내년 하반기 시행을 목표로 추진중인 ''생명과학 보건안전윤리법(가칭)시안''이 연구활동을 지나치게 위축시킬 소지가 많아 관련 학계와 업계가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법안이 그대로 통과될 경우 배아복제와 체세포복제 유전자치료와 관련된 연구활동은 물론 관련기업들의 투자까지 원천봉쇄될 수 밖에 없어 바이오산업의 발전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6일 오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개최한 ''생명과학 보건안전윤리 법안''공청회를 열어 각계 의견을 수렴했다.


◆학계 및 업계 반응=시안은 인간복제는 물론 인간의 생식세포나 체세포를 조작해 인공장기를 만들거나 수정란의 유전정보조작 및 복제 등을 전면 금지했다.

불임치료를 위한 인공수정과 일부 유전자치료만을 합법적으로 허용하고 나머지는 국가생명안전윤리위원회의 심의를 거치도록 하는 내용이다.

국내 배아복제 연구를 주도해 온 황우석 서울대 교수(수의학)는 "이번 법안이 통과되면 이미 세계적 수준에 도달해 있는 관련 기술발전이 커다란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리아병원 박세필 원장은 "불임시술후 남는 냉동 수정란을 활용해 간(幹)세포를 추출하고 인공장기를 생산하려는 연구가 큰 제약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서정선 서울대 의대교수는 "가톨릭계의 주장처럼 수정직후의 상태를 생명으로 인정하면 연구진행에 많은 제약이 생긴다"며 "14일(수정후 착상에 걸리는 시간)이전의 수정란에 대해서는 자유스런 연구가 진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부처간 영역다툼=과학기술부는 "복지부가 의료윤리뿐 아니라 생명과학 연구활동까지 다루는 것은 과기부의 고유영역인 과학기술 연구분야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이번 시안이 최종안은 아니다"며 "논의과정에서 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과기부의 생명윤리자문위원회에 불교대표로 참여하고 있는 김용정 동국대 명예교수(물리학)는 "생명복제라는 동일한 사안을 놓고 정부내에서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은 부처간 영역다툼으로 비쳐진다"고 지적했다.

◆외국 동향=선진국들은 배아복제를 대체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영국이 배아복제기술을 정부차원에서 허용하기로 했고 미국의 클린턴 대통령도 올해 8월 동결수정란을 통해 특정 장기세포를 생산해내는 기술에 대해선 연방정부가 연구비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배아복제를 불허하던 프랑스도 최근 치료목적이라는 단서를 달아 기존 방침을 철회했다.

반면 2차세계대전때 포로들을 대상으로 생체실험을 했던 독일은 수정란 조작 및 사용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정종호.송대섭 기자 rumba@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