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노동환경 수준은 골프점수로 계산하면 트리플 보기(기준타보다 3타 오버)입니다"

모리시마 히데카즈 서울재팬클럽 부이사장은 지난 4일 서울 반포동 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주한 외국상공회의소협의회 세미나에서 한국 노동환경의 수준을 골프에 빗대어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요컨대 한심한 수준이라는 얘기였다.

종합상사인 닛쇼 이와이(日商岩井)의 한국법인 사장인 그는 한국의 지식재산권보호 장치에 대해 또 하나의 ''트리플 보기''라고 추가했다.

모리시마 부이사장은 한국의 비즈니스 관행은 아직도 ''글로벌 스탠더드''에 견주어 볼 때 ''더블 보기(기준타보다 2타 오버)''수준이며 외환거래의 불편한 점은 ''보기(기준타보다 1타 오버)''라고 평가했다.

이날 모리시마 부이사장이 매긴 한국의 전반적 구조개혁에대한 평점은 규정타(72)보다 7타 많은 79타.

79타라면 아마추어로선 발군이다.

그래서 얼핏 들으면 서울에 상주하면서 한국상황을 소상하게 파악하고 있는 일본상사맨이 꽤 후한 점수를 준 것으로 착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경제는 프로의 세계다.

특히 위기상황에 놓인 ''한국호(號)''가 안전한 항구로 입항하기까지 프로급 운항을 해야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 관점에서 79타의 수준으로는 미국 PGA(프로골프협회) 투어(글로벌 경쟁)에서는 물론 국내 대회에서도 예선탈락감이다.

프로에 입문하는 길은 명쾌하다.

무엇보다 트리플보기를 범해서는 안된다.

볼보건설기계코리아의 에릭 닐슨 사장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의 경영자들은 외부고객보다는 내부고객인 노동자를 상대하는데 에너지를 소진하고 있다"고 꼬집은데서 보듯이 외국인투자자들은 한국이 트리플 보기 수준인 노동환경을 어떻게 개선해 나가느냐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급기야 경제5단체의 대표들은 지난 5일 한 자리에 모여 ''시국선언''까지 발표하며 정부에 노동법개정논의를 중단하라고 촉구하기에 이르렀다.

나라 안팎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트리플 보기 징크스를 깰 수 있는 어떤 샷(정책)을 선보일지 관심거리다.

정구학 산업부 기자 c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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