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백지영의 비디오가 파문을 일으킨 뒤 인터넷에서는 "백지영 풀 포르노"란 파일이 급속히 번지고 있다.

"풀 버전"을 찾던 네티즌들에겐 더할나위없는 "미끼"다.

그러나 이 파일에는 접착제 풀 사진만 담겨 있다.

"백지영 포르노"란 파일을 열면 "야 이놈들아! 풀 버전이 어딨어! 정신차리고 공부나 해!"라고 호통치는 소리만 나온다.

심각한 순간을 한바탕 웃음으로 넘기게 하는 파일들이다.

네티즌들은 이런 파일을 "엽기"라고 부른다.

인터넷에서는 지금 엽기가 유행하고 있다.

엽기 사진,엽기 동영상,엽기 카툰,엽기 유머,엽기 카드... 엽기 콘텐츠 종류는 다양하다.

엽기 콘텐츠만 취급하는 사이트도 수두룩하다.

최신 엽기 몇개를 들이대지 못하면 따돌림을 당하기 십상이다.

개인이 운영하는 "엽기나라"라는 사이트는 엽기를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상식 밖의 일이나 기이한 세계를 소재로 만든 흥미 본위의 웃음거리"라고 정의했다.

또 "인류는 뉴밀레니엄을 맞아 더욱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 있다","엽기는 더이상 무시할 수 없는 새로운 세계"라면서 "엽기를 즐기고 느끼고 만끽하며 살자"고 덧붙여 놓았다.

실제로 엽기는 고정관념을 파괴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가장 많이 다루는 주제는 잔혹 혐오 외설 등이다.

한동안 화제가 됐던 "노란국물"이란 이름의 엽기 동영상이 대표적이다.

입안 깊숙히 손을 집어넣어 음식물을 서너차례 토해내고 태연스럽게 토사물에서 건더기를 찾아내 다시 먹는 모습은 비위가 좋은 사람이라도 끝까지 지켜보기 어렵다.

특히 배설물을 다룬 엽기가 많다.

"엽기 동영상 콘테스트"가 열리고 있는 "하나넷"(www.hananet.net)에서는 요즘 "비닐팬티"라는 동영상 파일이 화제다.

벌거벗은 남자가 투명한 비닐팬티를 입고 허리띠까지 매고 나서 팬티를 제대로 입었는지 점검하는 사이 항문에서 배설물이 가래떡 나오듯 쑥 빠져나오는 모습을 담고 있다.

이밖에 책상 위에 서류가 널려 있고 의자가 있어야 할 곳에 양변기가 놓여 있는 엽기 사진("화장실 갈 시간도 없이 바쁘게 일해야 할 때"),"강아지"를 운으로 만든 엽기 3행시(<강>아지 사왔다 애들아/<아>빠 고맙습니다/<지>금 삶아라),타잔은 덩쿨을 잡고 여자친구 제인은 타잔의 성기를 붙잡은채 함께 줄타기하는 엽기도 있다.

기성세대에 속하는 네티즌중에는 인터넷 엽기를 천박하다고 비판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대다수 네티즌은 엽기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취업이 힘들고 장래가 불확실한 불황기에 잠시나마 웃게 해준다는 사실만으로도 엽기는 존재 가치가 있다는 것.21세기 지식정보사회에서는 창의적인 인재가 필요하고 엽기는 "창의성 그 자체"라고 말하는 이도 있다.

ked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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