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부진을 수출로 만회해야 한다"

내년 국내 자동차시장 불황의 골이 더 깊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 회장이 직접 수출 챙기기에 나섰다.

현대·기아차는 5일부터 9일까지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정 회장이 주재하는 해외주재원 회의를 갖고 내년 수출확대 전략을 수립한다고 밝혔다.

이번 해외주재원 회의는 계획에 없던 것으로 최근 정 회장의 지시로 긴급 소집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8일 이건희 삼성 회장이 삼성전자 수출을 직접 챙긴 데 이어 정 회장이 차 수출을 독력하고 나선 것은 ''내년 돌파구는 수출뿐''이라는 기업들의 절박한 인식을 대변하고 있다.

정 회장은 5일 첫 회의에서 내년 내수시장의 어려움에 대해 설명하고 해외시장에서 내수부진을 만회해야 한다면서 해외주재원들의 분발을 강력히 촉구했다고 현대측은 밝혔다.

정 회장은 해외주재원들로부터 개인별 보고를 받고 지시를 내리면서 내년 경영초점을 수출에 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9일까지 세차례 예정된 회의에서 해외지사 차·과장급 1백44명으로부터 대화형식의 보고를 받고 현지 시장별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처럼 정 회장이 수출업무를 직접 챙기는 것은 내년 내수시장이 10% 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수출에서 이를 만회하지 못하면 수익성과 주가는 물론 자동차그룹의 경영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