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중 나올 것으로 예상됐던 하나은행과 한미은행의 합병선언이 감감 무소식이어서 그 배경이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금융계에서는 "한미은행의 대주주가 된 칼라일측에서 합병비율 문제를 놓고 너무 깐깐하게 굴어서 협상이 진척되지 못하는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김병주 칼라일아시아 회장은 1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합병은 파트너를 고르는 게 가장 중요하다.

한미은행이 하나은행과 IT(정보기술) 제휴를 맺고 있어 가장 유력한 파트너이기는 하지만 굳이 하나은행을 고집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등합병이든 피흡수합병이든,아니면 독자생존이든 한미은행의 주주가치를 높이는 방법이라면 모든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으며 아직 최종 결론을 내리지 않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15일 JP모건·칼라일그룹을 1대주주로 영입하는 투자조인식에서 "11월말까지는 합병선언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던 신동혁 한미은행장의 입장과는 미묘한 차이를 보인다.

한편 합병에 적극적인 하나은행은 합병선언이 차일피일 지연되자 김이 빠진 느낌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합병비율이나 존속법인의 결정방식,실사방법과 일정 등 구체적인 합병MOU(양해각서)를 맺자고 제의했다"며 "한미은행의 결단만을 기다리고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미은행 관계자는 "일반 여론이 기대하는 것처럼 은행합병이 그렇게 쉬운 작업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미은행의 새 이사회가 구성되는 내년 1월 이후에나 합병작업이 진척될 것이라는 관측에 점차 힘이 실리고 있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