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종만 <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조정실장 >

지역금융기관인 상호신용금고는 그동안 서민과 소규모 상공인의 자금조달기관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최근 잇따른 금융사고로 신뢰도가 급락,생존을 위협받고 있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부분예금보호제도와 기업 및 금융 구조조정으로 인한 금융시장의 불안정으로 신용도가 낮은 신용금고의 영업위축이 우려되는 현 시점에서 동방금고와 열린금고 등의 대출사고로 신용금고의 존립이 더욱 어렵게 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지역산업의 균형적 발전에 기여하는 신용금고의 중요성과 금융시장의 안정회복 필요성 등을 감안,상호신용금고의 신뢰회복과 안정적 발전을 위한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

외환위기 이후 금융 구조조정으로 상호신용금고는 수적으로 급감했다.

신용금고는 1997년말 2백31개에서 72개가 퇴출,1백59개로 감소했다.

이 중 1백44개 금고만이 정상영업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내년 초까지는 36개 신용금고가 정리될 것으로 발표됐다.

그런데 이번 금융사고로 상호신용금고의 경영이 어려워져 내년 초까지 상호신용금고의 구조조정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상호신용금고의 부실은 주로 부도덕한 대주주가 신용금고를 사금고화하여 규정을 어기고 금고자금을 임의로 인출했음에도 불구,이를 사전에 막지 못한 경영진과 감독부실에 기인하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상호신용금고는 비교적 규모가 영세하여 대주주가 직접 경영에 관여하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부실화된 신용금고 정리과정에서 사채업자 등 금융기관 경영에 부적합한 자가 신용금고를 인수,사금고화함으로써 신용금고의 부실경영이 더욱 확대됐다.

따라서 상호신용금고의 부실을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대주주와 경영진에 대한 적격성 심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부실 신용금고의 조기정리도 중요하지만 금융기관 소유 및 경영에 부적합한 자가 신용금고를 인수,경영함으로써 발생하는 문제는 미리 막을 수 있어야 한다.

또 인수 후에도 대주주가 적격성을 상실할 경우엔 일정기간 내에 적격성을 갖추도록 하되 이를 충족하지 못할 땐 보유주식을 처분하도록 하는 제도의 도입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신용금고에 대한 감독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상호신용금고연합회의 자율규제기능을 강화하고 감독권한을 과감히 이양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금감원의 감독 및 검사 인원을 보강하는 것은 감독강화 측면에서는 타당하나,감독기관의 비대화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

따라서 일상적인 검사 및 감독에 관한 권한은 자율규제기관에 부여하고 금감원은 자율규제기관의 감독행위를 감시하고 부실이 우려되는 금고에 대한 검사 등 중요 사항에 대한 권한을 보유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또 대주주에 대한 불법대출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선 신용금고의 소유와 경영의 분리와 함께 경영투명성 제고를 위한 지배구조개선도 필요하다.

지배구조개선을 위해서는 타 금융기관에서 사용되는 사외이사.감사위원회.준법감시인 제도 등의 도입이 필요하나,대다수 신용금고의 규모가 영세함을 감안하여 대형금고에 우선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부실금고는 조기에 퇴출시키고 임직원의 불법행위는 엄격히 처벌함으로써 상호신용금고에 대한 신뢰를 제고시켜야 한다.

금고가 수익성이 없고 경쟁력이 저하된 경우에 대주주나 임직원의 불법행위가 자행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러므로 부실금고는 폐쇄나 인수합병 등에 의해 가능한 조기에 퇴출시키고 임직원의 불법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감독강화와 함께 처벌이 엄격히 시행돼야 한다.

따라서 이번에 정책당국이 발표한 상호신용금고 사고방지 및 감독강화방안은 시의적절한 것으로 생각된다.

다만 이러한 제도도입이 장기적으로 일관성있게 추진돼야만 상호신용금고가 금융시장에서 신뢰를 회복,금융시장 불안으로 인한 경제위축이 방지되고 지역경제의 균형있는 발전이 촉진되며 지역금융기관으로서 상호신용금고의 위상이 확립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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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약력=

<>서울대 경영학과
<>미국 플로리다주립대 경영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