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준.진승현 사건 등 잇따른 상호신용금고 비리로 여론의 질타를 받은 금융감독원이 수협중앙회 신용(금융)부문 인사에서 힘이 빠진 흔적을 역력히 드러냈다.

김성희 전 금감원 부원장보가 수협 부회장으로 나간지 7개월 만인 지난 29일 경질됐다.

신용부문 대표자리에 얼마전까지 외환은행 상무를 지냈던 장병구씨가 선임된 후의 일이다.

금감원 임원까지 지내다 수협 부회장으로 옮겨간 김씨는 짐을 쌌고 금감원의 감독을 받는 은행 임원이 은행장격인 신용부문 대표가 된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김 부회장의 경질 소식을 미리 알았지만 안팎 사정상 한마디도 못했다"고 토로했다.

김 부회장은 회장과 불미스러운 일로 마찰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장 신임 대표는 경기고 출신으로 이기호 경제수석, 강봉균 전 재경부장관 등과 서울대 상대 동기다.

외환은행에 있을 때 수협에 자문했던 인연이 있다.

금감원은 퇴임 임직원들이 금융기관 임원 감사 등으로 나가는 길이 사실상 막혀 앞으로 인사적체 해소나 조직 물갈이가 이래저래 어려울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오형규 기자 o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