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는 전자와 화학 등 2개 지주회사를 통해 계열사를 통합 정리하려는 당초 방침을 바꿔 전자 화학 무선통신사업 등 3개 지주회사로 그룹구도를 재편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LG전자에서 통신부문을 떼어내 차세대 영상이동통신인 IMT-2000 등 무선통신사업을 전담할 별도 지주회사를 내년중 설립키로 했다.

대신 데이콤의 시외전화사업을 포기하는 등 유선통신사업을 대폭 정리키로 했다.

강유식 LG 구조조정본부 사장은 29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IMT-2000을 주축으로 한 무선통신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통신사업 구조를 재편하기로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재편방향=LG전자의 통신서비스 부문 투자자산을 별도회사로 분리,LG글로콤(IMT-2000 사업체) LG텔레콤 데이콤 등 3개 통신서비스 회사에 대한 투자를 전담케 할 방침이다.

강 사장은 "이렇게 되면 LG전자는 디지털 가전,통신장비,백색가전 등을 전담하는 하드웨어 전문기업으로 재출범하게 돼 통신사업 추진에 필요한 자금부담을 질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LG는 또 전력선 임대사업체인 파워콤에 대한 입찰과 LG가 13.8%의 지분을 가진 하나로통신의 지분을 추가 확보하지 않기로 했다.

LG는 "데이콤의 시외전화사업 등은 과감히 구조조정할 방침"이라며 "데이콤은 IMT-2000 사업을 위한 M-커머스,콘텐츠 개발에 집중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자금조달 계획=LG는 IMT-2000 사업의 3년간 총소요자금을 3조2천억원으로 산정하고 참여주주의 부담금은 2조5천억원으로 나머지 7천억원은 LG글로콤의 차입 등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G글로콤에 대한 LG 보유지분 60%의 절반인 30%에 대해 해외 파트너의 영입을 추진하고 30% 지분매각이 이뤄지면 LG의 순수 부담금은 7천5백억원 수준이 될 것이라는 계산이다.

3년간 7천5백억원을 부담하는 것은 연평균 2천5백억원 수준이므로 LG의 재무건전성에 전혀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충분히 조달할 수 있다고 LG는 주장했다.

◆재편배경=이번 발표에는 LG전자가 통신서비스 사업에 무리하게 투자,자금난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금융시장의 루머를 잠재우려는 포석이 깔려 있다.

통신서비스 부문을 전자에서 분리하고 무선통신에 집중함으로써 투자위험을 차단한다는 복안으로 해석된다.

정구학 기자 c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