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4일 서울에서 열리는 "한민족 글로벌 벤처네트워크(International Network Korean Entrepreneur) 2000"을 앞두고 벤처기업가들이 28일 "세계 벤처산업의 동향과 한국의 나아갈 길"을 주제로 온라인 대담을 가졌다.

김형순 INKE 추진위원장(로커스 사장)의 사회로 열린 이날 대담에서 동포 기업가들은 세계 경제의 디지털화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진단하고 한국이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금융 등 사회기반 시스템의 재정비를 통해 하루빨리 경쟁력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세계 경제가 대전환 국면을 맞이하고 있는 만큼 한민족 벤처기업가를 묶는 글로벌 네트워크가 조속히 가동돼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또 벤처정신 회복, 주주중시 경영, 원천기술 확보 등을 통해 벤처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되찾는데 노력해야 한다고 이들은 지적했다.

[ 참석자 ]

<> 김형순 < 로커스 사장.INKE 추진위원장 (사회)
<> 마이클 양 NetGeo 대표
<> 고기수 고덴샤 사장
<> 김향철 북경신성시공네트워크 대표
<> 김만기 SMI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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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형순 위원장 =한국의 벤처산업은 시련기에 처해 있다.

벤처에 대한 거품 논쟁이 끊이지 않는다.

정현준 사건에 이어 진승현 사건이 터지는 바람에 벤처에 대한 국민들의 시각도 냉담해지고 있다.

그러나 세계는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

"디지털 혁명"이라는 거대한 소용돌이가 몰아치고 있다.

지금 각국은 어떤 전략으로 여기에 대처하고 있는가.

또 각국의 노력이 한국에 주는 시사점은 무엇인가.


<> 마이클 양 대표 =미국으로 대표되는 세계는 디지털 혁명이 한창이다.

금융도 인터넷 기반의 IT 기술과 하나로 묶여가고 있다.

시간과 공간을 단숨에 뛰어넘는 디지털 경제는 향후 25년 동안 전세계 GDP(국내총생산)의 25%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미국 기업들은 격렬해지는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혁신을 거듭하고 있다.

벤처기업가 벤처캐피털리스트 등이 하나가 되어 새 기술을 개발하고 예측가능한 시스템을 만드는데 심혈을 기울이는 중이다.

미국정부도 세계 최고수준이라는 금융시스템과 교육시스템을 디지털 시대에 맞게 보완하려 하고 있다.

사회의 모든 기반시설이 국가경쟁력의 척도인 벤처산업의 육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다.

세계경제의 주류가 벤처산업이라는 측면에서는 한국 정부의 벤처산업 육성 정책은 적절하다.

그러나 금융시스템을 포함한 한국의 사회적인 기반들은 너무 열악하다.

이런 기반들이 개혁돼야 한국 벤처산업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 고기수 사장 =세계의 디지털화에 뒤진 일본은 정책부실을 크게 반성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정부는 정책을 보완하면서 다가오는 디지털 시대의 경쟁에 뛰어들기 위해 준비중이다.

막대한 투자로 세계에서 선두가 된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는 일본 국민은 IT 의식으로 무장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하드웨어 제조기술을 바탕으로 부족한 소프트웨어 분야를 강화한다는 전략을 펴고 있는 것.

그 결과 음성 표현및 합성 기술은 상당한 수준에 올라섰다.

기초 기술이 튼튼하기 때문에 단기 노력에도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한국은 독자적이고 창조적인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단기적인 성과에 집착하지 말고 원천기술을 확보하는데 노력해야 한다.

미국 일본이 원천기술개발에 전력투구하는 것도 최후의 승자를 결정하는 것은 결국 원천기술이라는 생각에서다.


<> 김향철 대표 =중국은 IT 분야에서 한국을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는다.

중국의 인터넷 사용자가 해마다 두배이상 증가할 정도로 IT 산업이 붐을 이루고 있다.

중국에 투자하는 해외 자금들이 중국의 비약적 도약의 밑거름을 제공하고 있다.

IT 분야에서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는 대만 싱가포르 등 화교 경제권도 중국의 IT 대국화에 기여할 것이다.

한국 기업들은 지금의 중국을 보고 경계심을 늦춰서는 안된다.

중국시장에서 한국기업들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첨단 기술을 개발하는 길 밖에 없다.


<> 김만기 회장 =호주의 디지털화는 상당한 수준이다.

IT산업 생명공학 환경산업 등이 한데 어우러져 급속한 발전을 이루고 있다.

호주의 가장 큰 강점은 최고기술만이 생존하는 철저한 경쟁의 원리가 지배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시스코가 호주의 반도체 개발회사를 6억달러를 주고 인수할 정도로 기술력 높은 기업들이 많다.

한국 경제가 빠르게 세계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구조조정을 마무리해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

급속히 변화하는 디지털 경제에서 기업의 승패는 결국 시간과의 싸움이다.


<> 김 위원장 =IT 혁명기에서 한국 벤처산업이 나아가야 할 길은 무엇인가.


<> 양 대표 =한국의 벤처기업들은 아직도 미국 기업에 많은 것을 배워야 한다.

비즈니스 모델은 물론 "도전"으로 표현되는 벤처정신과 주주중시 풍토 등을 체질화해야 한다.

이런 것들은 벤처산업 발전의 기본이다.

세계 일류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진출해 세계적인 기업들과 당당히 경쟁, 살아남아야 한다.

직접 진출이 어려우면 미국 기업과의 제휴도 바람직하다.


<> 고 사장 =하이테크(High Tech) 기술도 중요하지만 로우 테크(Low Tech) 기술에도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

또 마무리 작업도 철저히 해야 한다.

체계적인 연구개발 풍토도 중요하다.

최첨단 기술은 결국 풍부한 데이터와 기초과학에서 나온다.

벤처산업이 뿌리를 내리려면 보다 긴밀한 산.학협동이 필요하다.


<> 김 대표 =국내 기업의 최대 약점은 글로벌 마케팅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단기적으로 솔루션이나 서비스를 수출할 것이 아니라 현지 업체를 적극 이용, 지속적인 마케팅을 펼쳐야 한다.


<> 김 회장 =한국 벤처기업은 정부 주도로 만들어진 환경, 즉 "벤처 붐"에서 지난 몇년간을 허약하게 보냈다.

이제는 이런 보호막에서 벗어나 철저히 시장경제의 원칙에 따라 경쟁해야 한다.

핵심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상품화할 수 있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

국내에서 "우리가 최고"라는 생각은 절대 금물이다.


<> 김 위원장 =디지털 경제의 핵심이라는 인터넷도 따지고 보면 네트워크이다.

컴퓨터와 컴퓨터를 연결해 인력과 기술이 경계없이 넘나들 수 있도록 한 도구인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한민족 벤처기업가들을 묶는 INKE의 의미는 각별하다.

INKE가 갖는 의미와 향후 활용방안은.


<> 양 대표 =한국은 큰 자원이 없다.

그러나 어느나라도 한국의 잠재력을 무시하지 못한다.

한국인 만큼 창의적이고 부지런한 민족이 드물기 때문이다.

한민족이 역량에 비해 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개개인의 뛰어난 능력을 하나로 결집하지 못해서이다.

INKE를 통해 한민족은 비로서 벤처산업에 쏟아붓고 있는 열정을 모을 수 있는 계기를 찾게 될 것이다.

기술은 있어도 어떤 물건으로 어디에 어떻게 팔아야 할지 고민하던 벤처기업의 고민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시장은 네트워크의 전쟁터이다.

든든한 네트워크를 가진 기업과 민족이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


<> 고 사장 =세계화의 시각에선 적과 동지가 따로 없다.

국적을 초월해 가장 좋은 파트너를 찾아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력과 자본이 달려 국제화를 이루지 못하는 벤처기업엔 INKE와 같은 네트워크의 활용은 필수적이다.

INKE를 통해 동포기업가는 물론 해외 현지업체도 찾을 수 있다.


<> 김 대표 =인맥을 중시하는 중국에서 해외기업의 직접투자는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

특히 눈에 보이지 않는 제도적.사회적 장벽이 너무 많다.

올해초 국내 벤처기업의 중국진출이 유행처럼 번졌으나 대부분 실패로 끝났다.

중국 현지화와 중국인 기호에 맞는 마케팅을 소홀히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시장을 포기해선 안된다.

10억명이 넘는 거대시장에서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 다른 곳에서도 승리할 수 없다.

중국시장을 공략하는 방법중 가장 좋은 것은 동포를 활용하는 길이다.

INKE는 중국 동포기업을 한국 벤처기업에 알리고 한국 벤처기업을 중국 동포에 소개하는 가장 효율적인 마케팅의 장이 될 것이다.


<> 김 회장 =호주는 작은 영국이다.

모든 시스템이 영국적이다.

호주에서 사업을 하면 영국 진출도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다른 의미에서 보면 영국은 유럽시장이다.

호주 기업과 전략적 제휴를 맺으면 유럽시장 공략도 수월해진다.

국내 기업들이 거대시장인 유럽을 등한시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나 반대로 이제부터라도 진출을 서두른다면 파고들 여지가 많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한국 벤처기업들이 전세계에 흩어져 있는 동포기업가들과 힘을 모아 세계화에 힘을 쏟는다면 유럽시장의 장벽도 쉽게 넘을 수 있다.

INKE와 같은 한민족 벤처기업 네트워크가 제 기능을 발휘해 세계속의 초일류 동포기업이 하루 속히 나오길 바란다.

< 정리=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