흩어져 있던 4개 감독기관을 합쳐 설립된 금융감독원이 통합에 따른 시너지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여러 금융기관이 얽힌 불법행위를 잡아내려면 관련 부서들의 공조 검사나 정보공유가 필수적인데 국(局)간 업무 차단, 복잡한 결재라인 등으로 종합적인 시각으로 사건을 파악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것이다.

특히 ''진승현 사건''의 소관부서는 비은행검사1국(열린금고 불법대출), 2국(한스종금 외자유치 사기), 조사1국(리젠트증권 주가조작) 등 3∼4개국에 이른다.

그러나 국마다 각개전투식 검사로 일관했다.

검사국과 조사국은 서로 담당임원도 다르고 정보교류나 임원이 조정해 주는 기능도 없다.

증권사 관계자는 "금감원이 재벌 금융계열사는 연계검사한다고 떠들썩하면서 진승현이란 연결고리가 확실한 사건을 왜 따로따로 봤는지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다.

금감원이 진승현의 존재를 처음 파악한 것은 작년 9월 서울 열린금고의 불법대출을 적발한 때부터이다.

올초 리젠트증권 주가조작 건을 증권거래소에서 넘겨받아 조사에 들어갔고 3월 열린금고의 2차 불법대출, 7월께 한스종금 외자유치 사기가 드러났다.

따라서 적어도 지난 7월부턴 MCI코리아와 한스종금 리젠트그룹 등을 한묶음으로 조사하려는 시도가 있었어야 했다.

금감원 내부에서도 "진씨가 금고 불법대출, 사기 외자유치, 주가조작 등을 저지른 사실을 감지하고도 내버려 둔 것은 잘못"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금감원이 통합뒤에도 출신기관간 알력, 국단위로 토막난 업무구조로 인해 시너지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형규 기자 o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