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금고 불법대출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지검 특수1부는 진승현(27) MCI코리아 대표이사 부회장이 조성한 로비자금의 규모가 1백억원대에 달한다는 첩보에 따라 로비자금 조성내역과 용처를 집중적으로 수사하고 있다.

이와 관련, 검찰은 진씨로부터 20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신인철(59) 한스종금(옛 아세아종금) 사장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신씨의 로비내역이 담긴 비밀장부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26일 "진씨가 한스종금을 인수하면서 신씨에게 준 20억원은 약 1백억원에 달하는 로비자금의 일부일 가능성이 커 관련 계좌를 추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로비자금 수령자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비밀장부에는 이미 구속된 김영재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외에 정보통신부와 토지공사 간부의 명단 등이 담겨 있다고 전했다.

검찰은 진씨가 한스종금을 편법적으로 인수한 것이 문제되지 않도록 정.관계나 금감원 관계자를 상대로 로비를 벌였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한스종금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몇달새 크게 높아진 부분에 로비가 개입됐는지 여부를 캐고 있으며 △열린금고의 불법대출을 적발하고도 금감원이 경징계한 과정 △아세아종금의 증권사 전환 및 증자추진 과정 등을 주목하고 있다.

한편 진씨가 대주주로 있는 코리아온라인(KOL)의 피터 에버링턴 부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진씨가 고창곤 전 리젠트증권 사장과 공모, 리젠트증권을 비싼 값에 KOL에 팔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에 따라 진씨의 리젠트증권 주가조작 과정을 정밀 추적하고 있다.

또 진씨가 열린금고에서 불법대출받는 시점을 전후해 ''고금리''를 내세우며 약 3백억원대의 예금을 집중 유치한 사실을 발견하고 불법대출 자금으로 쓰기 위해 의도적으로 예금을 유치했는지를 확인중이다.

정대인 기자 big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