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로 수입차와 대형 중고차 시장이 얼어 붙고 있다.

중고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벤츠 BMW 아카디아 등의 가격이 전달에 비해 2백만~2천만원씩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하락세는 경기 위축으로 군살빼기에 들어간 기업체들이 소속 임원들에게 지급한 수입차들을 대거 처분,시장에 매물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연식변경을 앞두고 다음달에는 매물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고급 중고차 가격은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벤츠 주요차종은 1천~1천5백만원씩 가격이 떨어졌다.

99년형 S500이 지난 10월보다 1천만원 하락한 1억2천5백만원,98년형 S600은 1천5백만원 떨어진 1억5백만원에 각각 거래됐다.

지난달에 3천9백만원에 팔렸던 2000년형 BMW 318i는 3천7백만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99년형 BMW 525i 2.5는 지난달보다 2백만원 하락한 5천7백만원에 팔렸다.

수입차뿐 아니라 2천5백cc이상 대형 차종들도 가격 하락폭이 두드러졌다.

98년형 그랜저XG Q25가 지난달 보다 1백만원 떨어진 1천9백50만원에 거래됐다.

또 지난달 2천7백만원에 팔려 나갔던 99년형 다이너스티 3.0 V6는 2천5백만원에 가격이 형성되고 있다.

일선 중고차 매매상사 관계자들은 현대건설 1차부도,대우차 최종부도,11.3 퇴출조치 등 굵직굵직한 경제사건들이 한꺼번에 터진 11월 초부터 매물이 급격히 늘었다고 설명했다.

한덕실업자동차상사의 김용식 부사장은 "수입차의 경우 지난달까지 시장에 나오는 매물은 한달 평균 20~30대 정도였지만 이번달에는 그 숫자가 50대 이상으로 크게 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부사장은 "이는 IMF 환란으로 중고차 시장이 꽁꽁 얼어 붙었던 97년말,98년초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내달에도 수입차 및 대형 중고차의 가격이 더욱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특별시 자동차매매사업조합의 김영철 시세 부위원장은 "연식변경을 앞두고 시장에 매물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가격은 더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