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시내 중심가에 나갔더니 ''향토 풍물장터''가 눈에 띄었다.

시골 고향맛을 전해주는 음식이 있을까 싶어 장터안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예상은 여지없이 빗나갔다.

일반 음식점과 다를 바 없는 판에 박힌 메뉴 뿐이었다.

더욱 한심한 것은 장터의 절반 이상이 각종 게임도구와 놀이판으로 채워져 있었다.

다크게임 코너엔 양주와 수입물품이 가득 진열돼 있었다.

마침 초등학교에 다니는 딸아이를 데리고 나갔는데 체면이 말이 아니었다.

그곳을 나와 걷다보니 향토 풍물장터라고 적힌 풍선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들어가 봤지만 그 장터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도박에 가까운 게임기로 사행심을 부추겨 서민의 주머니를 털고 삼겹살 철판구이나 통닭구이로 희부연 연기를 뿜어내는 그곳에선 향토 풍물이란 말이 부끄러울 따름이었다.

최근들어 우리 나라에서 대규모 국제 행사가 빈번하게 열리고 2002년엔 월드컵도 개최된다.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에게도 한국의 전통 이미지를 심어주는 향토 풍물장터의 모습을 보고 싶다.

박동현 < 서울 관악구 봉천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