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승현 MCI코리아 대표의 불법대출사건이 확산되고 있다.

검찰이 주가조작혐의를 잡고 수사에 착수한 데다 정.관계에 대한 로비설까지 나돌아 불법대출보다 더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소지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MCI코리아는 지분을 투자한 금융지주회사 KOL의 자회사인 리젠트종금에서 종금의 동일인 여신한도 이상으로 대출받은 사실도 드러났다.

◆ 주가조작 =검찰은 진씨가 리젠트증권 주가조작을 통해 거액의 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주가조작에 증권회사와 투자회사 등을 끌어들였을 가능성도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진씨가 홍콩에 본사를 둔 영국계 금융그룹인 리젠트 퍼시픽 그룹의 자본을 끌어들인 과정도 조사할 계획이다.

또 진씨가 KOL이라는 금융지주회사에 지분을 투자하거나 기업인수를 하는 과정에서 정.관계에 광범위한 로비를 벌인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이미 지난달 24일 진씨와 대유리젠트증권 전 대표이사인 고창곤(38)씨를 시세조종(주가조작) 혐의로 검찰에 통보해 놓은 상태다.

진씨와 고씨는 지난해 10월7일부터 11월17일까지 통정매매와 고가매수 허위매수주문을 통해 리젠트증권 주가를 1만5천원에서 3만원선으로 끌어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금감원은 그러나 이들이 보유주식을 매도해 시세차익을 낸 혐의를 찾지 못해 검찰수사과정에서 차익규모가 밝혀질 전망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진씨와 고씨가 1백27억원을 들여 MCI코리아와 열린금고 이머징창투 등의 계좌를 이용해 주가조작을 했으며 이 자금중 일부가 열린금고에서 불법대출받은 자금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 한스종금 커미션 =진씨는 금고와 창투사들을 인수한 후 올해 들어서는 종금사 인수를 추진했다.

이때 경영난을 겪던 한스종금(전 아세아종금)이 인수대상으로 포착됐다.

진씨는 4월 스위스계 자본을 끌어들여 한스종금을 단돈 10달러에 인수하도록 주선했다.

그리고 자신은 한스종금 관계사가 보유중이던 한스종금 주식 6백20만주를 2백4억원(지분율 20%)에 매입했다.

스위스계 컨소시엄(28.6%)에 이어 2대주주이지만 실질적인 오너가 된 셈이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진씨가 한스종금 대표였던 신인철씨에게 20억원을 건넨 것을 밝혀냈다.

진씨측은 한스종금 인수자금으로 대주주인 대한방직 설모씨에게 전달해 달라고 20억원을 신씨에게 건넸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신씨가 가로채는 ''배달사고''가 났다고 덧붙였다.

신씨는 이 돈을 한스종금 인수 커미션으로 받았다고 진술했다.

신씨는 커미션을 받은 혐의로 이미 구속돼 있다.

◆ 위규대출 =MCI코리아는 열린금고에서 관계사를 통해 불법대출받은 것은 물론 리젠트종금에서도 계열사인 현대창투를 통해 6백억원을 대출받았다.

리젠트종금은 이 과정에서 동일인대출한도를 3백60억원 초과했다.

이 사실은 이미 지난 7월 금감원 검사에서 적발돼 리젠트종금의 대표이사 등 관련 임원이 주의적 경고라는 가벼운 징계를 받았다.

출자자대출 같은 악성여신이 아닌 데다 담보가 있었기 때문이다.

리젠트종금은 MCI코리아가 지분을 투자한 금융지주회사 KOL의 자회사다.

KOL은 리젠트종금과 함께 리젠트증권도 MCI코리아에 2백80억원을 무담보로 대출해 줬으나 이에 대해선 대손충당금을 적립해 손실발생가능금액은 1백40억원으로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검찰은 열린금고의 불법대출건에 대해서는 금감원이 고발해 오는 대로 자금이 어디에 쓰였는지 수사할 방침이다.

김문권.박수진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