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환율이 급등하면서 기업들간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전자 자동차 조선 등 수출 주력업체들은 기대치 않았던 환산익이 발생한 반면 수입업체와 해외로부터의 원부자재 조달률이 높은 업체,외화차입이 많은 기업 등은 부담 증가를 우려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환율 상승이 일시적 현상으로 그칠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내년도의 적정한 예상환율을 어떤 수준으로 잡아야 할지 갈피조차 잡지 못하는 모습이다.


◆ 대박맞은 차.전자 =전자 조선 자동차 등 수출비중이 높은 업계는 예상밖의 반사이익에 즐거워하고 있다.

LG전자 외환담당자는 "달러당 원화가치가 1원이 떨어질 경우 수입자재, 차입외화의 이자, 로열티로 생기는 부담 등을 빼고도 20억원 정도의 수지개선 효과가 난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달러화에 대한 환율이 10원만 상승해도 1천4백억원의 매출증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선업계는 전체 매출 가운데 수출 대전으로 들어오는 외화 수입이 해외 원자재 구매에 따른 외화지출로 상쇄하고도 30% 가량 남아 반사이익의 폭이 가장 큰 편이다.

업계 관계자는 "연말까지 조선업체들의 실적이 1백5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어서 45억달러에 대한 환율상승 프리미엄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 달러-원화 환율이 달러당 1백원 오를 경우 업계 전체적으로 4천5백억원의 수익개선 효과를 누릴 것이라는 계산이다.

환율 상승에 따른 이익 증대 효과를 액면 그대로 기대하기는 곤란하다는 지적도 있다.

삼성SDI 관계자는 "해외 바이어들이 원화 절하폭 만큼 단가를 내리도록 압력을 넣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 정유사 울상 =정유사들은 "요즘처럼 환율 상승 국면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최대한 빨리 결제에 나서야 손실을 줄일 수 있다"며 "하지만 환율 안정에 협조하기 위해 원유수입 대금 결제를 분산시키겠다는 약속을 정부와 해놓은 터여서 맘대로 결제를 앞당길 수도 없는 형편"이라고 밝혔다.

정유사들의 경우 환율 상승분을 제품 판매가에 매월 반영하는 가격체계를 갖고 있지만 1백% 반영하기는 어려워 그만큼 손실을 입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원유 소비가 많은 물류업체들의 경우 환율 상승이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항공 및 해운업체들은 달러당 원화가치가 1원이 떨어지면 20억원 정도의 이익이 줄어드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외화부채가 많은 항공업계는 대규모 환차손을 우려하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항공기를 도입하면서 빌려 아직 갚지 않고 있는 달러표시 부채가 각각 28억달러와 19억달러에 이른다.

환율이 달러당 10원 오를 때마다 빚이 각각 2백80억원과 1백90억원씩 늘어나는 셈이다.

해운회사들도 달러 부채가 많지만 항공사와 달리 운임을 달러로 받고 있어 환차손과 환차익을 상쇄시키고 있다.

단말기 보조금 폐지 이후 어려움을 겪어 온 정보통신업체들은 환율 상승으로 이동전화 단말기 핵심칩 등 해외 기업에 의존하는 부품의 수입가격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걱정하고 있다.

윤진식 기자 js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