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이 현대건설을 살리기 위해 은행장들과 잇따라 면담, ''직접 챙기기''에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 20일 자구안을 발표한 이후 22일 김경림 외환은행장을 만난데 이어 김정태 주택은행장,김승유 하나은행장,위성복 조흥은행장,김진만 한빛은행장 등을 만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의 이같은 면담 계획은 현대건설에 대해 ''내년 자금사정이 더 불안하다''는 시장의 비관론을 의식,금융권의 지원을 요청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또 그동안의 현대문제에 대해 사과하면서 자신의 경영 복귀에 대한 평가를 사전에 타진하려는 의도도 깔려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정 회장은 특히 현대건설 자금 사정과 관련,김경림 행장과 만난 자리에서 현재 5조원에 이르는 차입금 규모를 올해말 4조1천억~4조2천억원,내년 상반기말 4조원,내년말 2조7천8백억원으로 줄이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이를 위해 금융권에서 내년중 △회사채 차환발행 6천7백70억원 △차입금 만기 연장 및 신규 지원 5천5백억원 △수출금융을 포함한 해외 차입 지원 6천1백60억원 등의 조달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건설은 23일 외환은행과 신용평가 기관에 제출한 2001년 자금수지 계획에서 내년 차입금 만기도래분이 올해 연장돼 이월되는 7천1백40억원과 해외 만기도래분 5억3천4백만달러를 포함,모두 3조2천7백15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회사측은 이중 자체 조달할 수 있는 자금은 △올해 자구이행 이월분 2천13억원 △내년 자구분 9천39억원 △내년 영업부문 잉여금 4천5백억원 등 1조5천6백62억원에 그쳐 1조7천53억원의 자금이 모자라는 형편이라고 설명했다.

문희수 기자 m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