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서울투신운용의 우량자산을 넘겨받아 투신운용사를 설립한다.

이로써 산은이 설립할 금융지주회사는 투신운용사와 기존의 산은캐피탈, 대우증권 등 3개 자회사를 두고 출범하게 됐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산은은 서울투신운용의 비대우채 관련펀드 약 1조4천억원을 넘겨받아 산은투신운용(가칭)을 설립키로 하고 24일 설립인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산은투신운용은 1998년 부실덩어리 자회사였던 산업리스와 한국기술금융을 합병시킨 산은캐피탈과 지난 5월 실권주 제3자 인수방식을 통해 거느리게 된 대우증권에 이어 산은의 세번째 자회사다.

산은은 내년엔 중소형 생보사를 인수하고 IT(정보기술) 전문회사 M&A(인수합병) 전문회사 등을 추가 설립해 종합금융지주회사 체제를 갖출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상업적 기능의 은행업무를 산은으로부터 분사, 지주회사 밑에 둘 방침이다.

그러나 이같은 산은의 덩치불리기에 대해 민간금융기관의 영역을 잠식한다는 지적과 함께 또다른 부실을 초래할수 있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한 시중은행 임원은 "2년전 산업증권과 산업선물의 폐쇄에서 보듯 증권사나 투신사 생보사 등에 대한 산은의 경영능력이 검증되지 않았다"며 "민간금융기관의 영역을 잠식하는 국책금융기관의 비대화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산은 이경득 금융지주회사 설립사무국장은 "지주회사 방식은 자회사간 부실이전을 막는 차단벽이 확실한 장점이 있다"며 "토털금융서비스화에 맞춰 정책금융기관도 지주회사 골격을 갖추는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금융연구원 손상호 박사는 "산은의 지주회사가 시중은행이 기피하는 다양한 기업금융부문에 특화한다는 방향을 분명히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