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대국 미국이 휴대전화에 관한한 2류를 면치 못하는 건 무슨 이유인가.

LA타임스는 최근 인터넷등 컴퓨터 정보통신 기술에서 세계 최강인 미국이 이동전화 보급률에서만은 유럽등 다른 선진국에 뒤떨어지는 까닭으로 네 가지를 꼽았다.

세가지는 시내 전화요금이 워낙 싼데다, 휴대폰의 경우 받는 사람이 요금을 내야 하고,일찌감치 GSM 단일표준을 이끌어낸 유럽과 달리 CDMA와 TDMA GSM방식까지 혼용하는 바람에 로밍비용이 비싸게 먹힌다는 것이다.

수신자가 요금을 부담해야 하는 것때문에 벨이 울리면 몇초동안 받을지 말지를 결정할수 있도록 하는 법을 추진중이지만 아직 시행되지 않고 있다는 설명도 곁들여졌다.

마지막 장애요인으로는 사생활을 중시하는 미국인의 특성을 지적했다.

미국사람들은 남들이 있는데서 전화하기를 꺼리는 탓에 휴대폰 보급이 늘지 않는다는 보도다.

우리의 경우 남들이 듣든지 말든지, 아니 오히려 들으라는 듯 아무데서나 큰소리로 전화를 해대는 것과는 실로 천양지차가 나는 셈이다.

이동전화 가입자가 2천6백만명을 넘어선 만큼 휴대폰 예절을 지킬 때도 됐으련만 식당과 지하철 버스 강의실 여기저기서 울려대는 벨소리는 그칠줄 모른다.

철도청이 밤10시 이후 출발하는 새마을호 객차및 무궁화호 침대차에 ''조용한 객실''이라는 걸 만들어 휴대전화를 못쓰게 했다는 소식까지 들리는 마당이다.

엘리자베스 여왕이 점잖은 만찬장에서의 삐리릭 소리를 참다 못해 휴대폰 사용 전면금지령을 내렸다는 소식은 휴대폰 소음이 우리만의 문제는 아님을 전한다.

휴대전화 이용은 상식과 예절의 사안인 만큼 여러번 좋은말로 일렀으나 소용 없어 이런 조치를 내렸다는 것이다.

그렇더라도 우리의 휴대폰 예절은 너무 엉망인 감이 짙다.

미국의 정신의학자 시어도어 그로스 박사는 휴대폰및 컴퓨터로 인한 정보폭증이 불안과 권태를 동반하는 주의력 결핍장애(Attention Deficit Disorder,ADD)를 유발한다고 경고하거니와 이제는 별일도 없으면서 괜히 휴대폰에 매달리는데서 벗어나자는 캠페인이라도 펼쳐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