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검찰수뇌부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이 본회의에서 무산되면서 이에 반발한 야당이 국회일정을 전면 거부,국회가 또 다시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

참으로 안타깝고 걱정스런 사태가 아닐수 없다.

걸핏하면 국회를 공전시키는 여야 의원들에게 지금 우리경제가 처한 상황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알고 있는지 묻고 싶다.

검찰 수뇌부 탄핵이라는 정치적인 문제가 민생의 발목을 잡는 일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란다.

현재 국회심의를 기다리고 있는 법안들이 얼마나 긴급하고 중요한가는 국회의원 자신들이 더 잘 알고 있으리라 믿는다.

기업 및 금융구조조정을 위해 공적자금의 투입이 시급한데도 국회심의가 늦어져 금융구조조정에 차질이 빚어지고,기업도산과 금융부실이 심화된다면 제2의 경제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다는 그동안의 우려가 당장의 현실로 나타날 공산이 크다.

새해 예산안과 각종 세법,그리고 근로자 복지 기본법 등 민생에 직접 관련된 법안들이 산적해 있다.

기업활동의 위축과 내수경기 급속 냉각으로 실업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 당면한 현실이다.

금융시장은 기능이 정지된 상태나 마찬가지다.

그런데도 국회가 국정현안을 해결하는데 앞장서기는 커녕 방해하는 모양새를 보여주고 있으니 참으로 한심한 노릇이다.

16대 국회가 문을 연 이후 의원들이 세비를 챙기는데 부끄럽지 않을만큼 일을 했다고 평가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지난 5월 원구성 이후 세차례의 국회가 열렸지만 네번씩이나 파행을 거듭했고,9월1일부터 시작된 이번 정기국회도 38일간의 공전을 거듭하다 지난달 9일 여야영수회담을 계기로 천신만고 끝에 정상화된바 있다.

사실상 문만 열어놓았지 한 일이라곤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그런데도 또 다시 파행이라니 분노를 느끼지 않을수 없다.

여건 야건 국회파행이 누구의 책임인가를 따질 겨를 조차 없다고 우리는 생각한다.

경제불안을 해소하는 것이 초미의 과제라고 한다면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국회를 하루 빨리 정상화시켜 민생법안 심의에 나서주기 바란다.

지금부터 열심히 하더라도 그 많은 법안을 남은 회기중에 심의하려면 시간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풀어야 할 정치현안이 있더라도 국회를 정상적으로 가동하면서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해결해 나갈 일이다.

민생을 볼모로 정치적 이득을 추구하려는 건 극단적 이기주의에 불과하다.

국민들의 고통을 덜어줘야 할 정치권이 정략적 기세싸움에 몰두한 나머지 오히려 국민들에게 불안을 안겨주고 있으니 될 법이나 할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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