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길부 < 건설교통부 차관 k10182@moct.go.kr >


최근 우리나라 건설사에 길이 남을 두 가지 역사(役事)가 탄생했다.

그 하나는 서해안 고속도로의 상징인 서해대교이고 다른 하나는 인천공항을 연결하는 영종대교다.

서해대교는 길이가 7.3㎞로서 세계 9번째로 긴 다리다.

영종대교는 우리나라 최초의 2층 다리로 위층에는 도로가,아래층에는 철도가 지나가는 복합기능의 다리다.

두 다리 모두 개통을 앞두고 많은 지역주민들이 다리를 밟고 건너는 답교(踏橋)놀이를 가졌다.

수백년전 성행하던 우리의 전통놀이가 현대의 최첨단 교량에서 재현되는 것을 보니 새삼스레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을 느낀다.

답교놀이는 ''음력 정월 대보름날 사람들이 거리로 나와 무병장수와 액땜을 기원하며 다리를 건너갔다 왔다''는 우리 전래의 풍습으로 고려 때부터 시작되었다 한다.

다리밟기에는 일반서민은 물론 상류층인 양반들과 부녀자들도 함께 했다.

정월 대보름 밤에는 사람들이 너무나 몰려 보름 전날과 다음날로 분산해서 진행되기도 했다.

서울 청계천의 복개(覆蓋)로 지금은 없어졌지만 광통교(현 광교)에서 수표교 아래까지 이르는 길은 다리밟기로 가장 유명한 곳이었다.

남녀차별이 유난해서 부녀자들의 외출이 자유롭지 못했던 조선중엽 이후에도 부녀자들은 장옷을 입고 나와 밤거리를 거닐 정도로 유행했다고 한다.

몇해 전 성수대교를 비롯한 잇단 교량 붕괴사고로 다리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이 증폭되었다.

그후 정부에서는 교량에 대한 유지보수와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어 이제는 안심하고 다리를 건설 수 있건만 한번 놀란 가슴이 쉽게 가라앉지는 않을 것이다.

21일 개통되는 영종대교는 국내 최초로 ''진동실험''이라는 것을 거쳤다.

평소 다리에 부하되는 하중이나 진동량보다 6배 이상에 달하는 충격을 가해 다리가 안전한지를 점검해 보는 실험이다.

서해대교와 영종대교에서 벌어졌던 다리밟기 놀이를 계기로 다리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불안감이 바닷바람과 함께 싹 가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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