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연말결산을 앞두고 보험사와 은행간의 퇴직보험(신탁) 유치전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퇴직보험·신탁의 시장규모는 약 17조원 정도이고 이 가운데 70%에 해당하는 약 12조원 가량의 물량이 연말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 4월부터 퇴직신탁을 팔기 시작한 은행들은 이 물량을 선점하기 위해 주채권 은행이라는 유리한 입지를 최대한 활용해 거래 기업들을 공략하고 있다.

특히 일부 우량 은행들은 퇴직신탁의 경우 실적배당이므로 운용성과에 따라 배당금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중점적으로 알리고 있다.

반면 보험사들은 수십년간에 걸친 퇴직보험시장의 노하우를 십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보험사들은 지난 10월부터 종업원퇴직보험의 신규 수탁이 금지됐기 때문에 퇴직보험을 단체보험시장의 주력상품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보험사들은 퇴직보험의 경우 은행이나 투신사와는 달리 원리금을 모두 보장한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내세우며 전조직의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총동원하고 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퇴직보험은 보장기능까지 더했기 때문에 은행 퇴직신탁이 시장을 잠식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손보사들은 지난해부터 퇴직보험을 팔기 시작했다"며 "연말까지 1천3백억원 정도의 수입보험료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 1월부터 10월까지의 보험사들의 퇴직보험(종퇴보험 포함) 실적을 보면 삼성이 2조2천억원,교보가 1조6천억원을 판매했으며 대한 흥국생명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이성태 기자 ste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