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혁 < 한솔그룹 부회장 henryd@hansol.co.kr >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들에겐 그것이 어떤 기업이든 사회적 책임이 따른다.

많은 산업분야에서 기업의 경영자들이나 직원들은 사회가 그들에게 요구하는 이러한 책임을 성실히 수행하고자 최선을 다한다.

특히 그것이 개인과 공공의 재산을 다루는 일인 경우에는 이러한 책임감과 더불어 일종의 소명의식마저 갖게 된다.

필자는 그룹의 금융분야를 담당하고 있는 금융인의 한 사람으로서 회사의 건전한 발전을 이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 회사를 믿고 거래하는 수 많은 고객들의 재산을 안전하게 관리하고 또 최고의 수익을 안겨주고자 최선을 다한다.

금융업은 고객의 발전이 회사의 발전이고 그 어떤 사업보다도 신뢰와 믿음,그리고 성실을 강조하는 기업철학에 근거한 비즈니스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금융사고가 가끔 터져나와 우리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어디 은행 어느 직원이 고객돈을 횡령해 달아났다는 뉴스,또 다른 회사에 근무하는 직원은 고객 예금으로 경마장을 출입해 돈을 날렸다는 소식 등 결코 있어서는 안될 얘기들이 들리고 있다.

물론 이러한 것들은 일부 사이비 금융인들이 금기(禁忌)와 금도(襟度)를 벗어나 일으키는 범죄다.

이러한 소식을 접할 때 금융인의 한 사람으로서 부끄럽고 또 이러한 금융범죄는 반드시 발본색원 돼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금융회사의 돈은 고객들의 피와 땀이 서린 돈이다.

금융인은 다만 고객이 맡긴 돈을 필요로 하는 다른 고객들에게 안전하게 투자하고 거기에서 나온 수익을 바탕으로 고객들에게 최대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사회가 금융회사와 금융인에게 요구하는 사회적 책임이자 존재이유다.

사회가 복잡다기화됨에 따라 모럴 해저드(moral hazard)가 곳곳에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적어도 금융인 만큼은 이러한 도덕적 해이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오히려 더욱 철저한 사명감과 성실성으로 무장해야 한다.

금융인의 부정·부패는 소중한 고객들의 가슴에 상처를 주고 우리 사회를 더욱 혼탁하게 하기 때문이다.

모든 분야가 어려운 지금 ''고객의 재산이 곧 나의 재산''이라는 평범한 금융인의 철학을 다시 한번 모든 금융인이 되새겨 봤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