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은 예년보다 추울 것이란게 기상청의 예보다.

퇴출 조치등 기업 금융구조조정의 여파에다 국제유가 급등 등으로 서민들은 느끼는 체감 온도는 이래저래 크게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난방수요와 온수사용량이 많아지는 겨울을 앞두고 간편하고 안전하게 이용하면서도 비용부담을 크게 덜 수 있는 절약형 보일러 등 난방기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 보일러 시장은 예년에 보기 힘든 침체현상을 피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유가상승 등에 따라 기름보일러 시장이 큰 타격을 입고 가스보일러 시장도 전년 매출 수준을 유지하기도 힘들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규모 아파트 단지와 일반가정 등을 중심으로 노후 보일러나 기름 보일러를 가스 또는 연탄보일러로 교체하는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는 이에따라 이른바 "연료 절약형"제품을 대거 선보이고 있다.

<>국내 보일러시장 구도변화=올 시장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기름보일러의 퇴조가 이어지는 반면 가스보일러 부문의 경쟁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는 것.

지난96년 이후 연평균 5%씩 줄어들었던 기름 보일러 수요는 올들어 전년대비 10% 이상의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반해 가스보일러는 올하반기부터 회복세를 되찾고 있다.

이 추세가 이어지면 지난해 수준은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같은 시장변화에 발맞춰 보일러 업계에서도 구조조정이 급격히 이뤄지고 있다.

전체 시장규모가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군소 업체들이 정리되고 있다.

귀뚜라미 경동 린나이코리아 등 주도업체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

보일러시장의 "빅3"구도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와함께 롯데기공 대성쎌틱 동양매직 등 가전기기 메이커들이 가스보일러의 마케팅을 강화하는 등 업체들간 경쟁은 가열되고 있다.

가스보일러 시장을 둘러싼 이들 업체간 싸움은 갈수록 뜨거워질 전망이다.

도시가스 배관망이 넓어짐에 따라 가스보일러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봇물터진 절약형 신제품=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연료절약형 제품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소비자들의 구매패턴은 같은 열량의 제품일 경우 가격이 싼 쪽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다양한 기능보단 가격비교를 통해 실리를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스등 사용 연료의 구분없이 제조업체들은 열효율이 높은 절약형 제품을 앞다투어 내놓고 판촉 초점도 그 쪽에 맞추고 있다.

"전화로 켰다,껐다 하는 보일러"등 편리성과 다양한 기능에 치중했던 예년과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기름 가스와 함께 장작 석탄 등을 사용할 수 있는 "다목적 보일러"가 대거 등장하고 있는 것도 눈에 띄는 변화다.

이는 현재의 어려운 경제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다목적 보일러 제품은 시장점유율이 미미하긴 하지만 가격이 싸고 연소후 재가 남는 문제점 등을 개선,소비자들의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들 제품은 농어촌주택은 물론 온실 양어장 등 산업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보급이 확대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보일러시장 규모 및 주요업체 =국내 시장규모는 판매량 기준으로 약 2백30만대(지난 99년기준).

올해의 경우 내수침체 등의 여파로 수요가 최고 30%선까지 줄어들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같은 추세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현재 보일러 시장에서는 기름보일러의 경우 귀뚜라미와 경동보일러가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확고한 2강체제를 굳히고 있다.

가스보일러 시장은 린나이코리아가 박빙의 선두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기름보일러부문의 대표주자격인 귀뚜라미가 맹추격을 벌이고 있다.

경동도 이에 가세,치열한 경쟁양상을 띠고 있다.

예년에 없는 불황의 터널 속에서 보일러 제조업체들은 치열한 품질,서비스,마케팅 전략을 펼치면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또 내수부진을 타개하기 위한 전략으로 수출시장도 활발히 개척하고 있다.

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