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을 살린다''는 정부의 방침에 따라 한국토지공사가 현대건설에 서산간척지 일반매각 선수금으로 2천1백억원을 지급키로 결정,현대건설 자금문제는 수습국면에 들어섰다.

그러나 현대건설의 자구안 발표시기는 아직 유동적이다.

정부가 자구안 발표에 앞서 정몽구(MK) 현대·기아자동차 회장과 정몽준(MJ) 현대중공업 고문 등 형제들이 건설을 지원해야 한다는 분위기를 계속 띄우고 있고 그룹측도 지원요청을 계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몽헌(MH) 현대아산 이사회회장은 자구안 발표를 16일께로 미루면서 우선 MK 회장과의 회동을 집요하게 추진하고 있어 성사여부가 주목된다.

이와 관련,김윤규 현대건설 사장은 14일 "MH 회장이 최근 MK 회장과 만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지만 현대자동차측은 즉각 "만난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현대건설측에서도 "이날 김 사장의 발언은 잘못 전해진 것"이라고 공식 해명하는 등 혼선을 빚었다.

MH측(그룹 및 건설)은 "당장 지원을 얻을 수 없더라도 MK와 화해하는 모습을 보여야 시장의 신뢰를 극대화할 수 있다"며 계속 MK와의 회동을 시도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반해 MK측은 "형제간의 화해와 건설자구는 별개며 ''공과 사''를 엄격하게 구별해야 ''해외제휴선(다임러크라이슬러)과 시장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며 완전히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어 회동이 성사될 지는 극히 불투명하다.

MK측 한 관계자는 "정부와 건설채권단및 그룹 일각에서 회동자체를 ''자동차의 건설지원''으로 몰고가려고 분위기를 조성하는 상황에선 곤란하다"고 잘라 말했다.

현대중공업측도 "현실적으로 지원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반응이다.

이와함께 정주영 전명예회장과 MH가 매각할 계열사지분 및 현대건설이 처분할 자산을 인수할 곳이 정해지지 않은 것도 자구안 발표를 지연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김재수 구조조정위원장은 이날 "현대석유화학 지분등의 인수자를 확정짓지 못해 자구안 발표시기가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