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내국인 출입가능 카지노가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 폐광촌에서 문을 연 지 이제 고작 2주일을 넘긴 상황에서 벌써부터 사업허가권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주로 제주도에 있는 기존의 13개 카지노들도 내국인 고객을 상대할 수 있도록 허용해 줄 것을 정부에 계속 요구하고 있다.

그런가하면 부곡온천 일대 관광업소들이 경남도와 창녕군의 후원 아래 제2의 내국인 상대 카지노사업권 취득 운동을 펼치기로 했다.

여기에 또다른 폐광지역의 하나인 경북 문경시 사람들은 ''내국인 출입허용 카지노사업 허가를 태백권 지역 1개소로 정한 폐광지역개발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헌법상의 경제적 평등권에 위배된다''며 지난 8일 헌법재판소에 위헌소송을 제기했다.

영업 중인 고한읍 카지노의 사업주체인 강원랜드측은 오히려 현재 2005년까지로 돼 있는 내국인 상대 카지노 운영 독점사업권을 2010년까지로 연장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기득권자와 도전자간 갈등의 골이 시간이 갈수록 깊어질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내국인 상대 카지노사업''이 폭발적 인기를 얻자 너도나도 한 몫 보려는 것인데,이 사업이 호황을 누리면 누릴수록 사업권을 둘러싼 갈등은 심화될 것이 분명하다.

카지노사업의 세계적 추세는 어떠하며,한국의 카지노사업 전망은 어떠한가.

◆미국의 사례=세계에서 카지노사업이 가장 자유롭게 행해지며 활기를 띠고 있는 나라는 미국이다.

고객들에게 지불하는 상금을 제외하고 카지노 업계가 순수히 벌어들이는 액수는 연간 38조원,미국 GDP(국내총생산)의 0.4% 수준이다.

고용인력도 70만명이나 된다.

미국 카지노사업은 초기 주로 조직폭력배들이 도박꾼들을 상대로 한 것이었다.

그러던 것이 1978년 정크본드의 황제 마이클 밀큰이 드렉슬 번햄 투자은행 재직 당시 최초로 라스베이거스 카지노 건설사업에 투자하며 월가의 투자사업이 됐다.

그리고는 1984년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드렉슬 번햄사 주최 카지노업계 관계자들의 전국대회장에 프랭크 시내트라가 깜짝 출연한 것을 계기로 가족중심 종합오락사업으로 변모하며 최근까지 고도 성장세를 구가했다.

하지만 지나친 시설투자와 과당경쟁으로 미국 카지노사업은 1998년 초를 전환점으로 급속 냉각되는 추세다.

관련 업체들의 주가는 최근 1997년 최고가의 3분의 1로 폭락했다.

적자를 내는 카지노업체들이 속출하며 업계 내 인수합병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정선 카지노의 설립 동기와 육성방향=현재 강원랜드는 정부가 51%의 지분을 갖고 있는 사실상의 국영기업체다.

이같이 강원랜드가 국영사업으로 출범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단순한 돈벌이가 아닌,국가적·사회적 사명을 지닌 것이다.

작게는 90년대 중반 이후 80개의 탄광이 폐쇄되면서 정선읍의 경우 6만명 인구 가운데 5만명이 타지역으로 이주할 정도로 피폐해진 지역사회 경제를 되살린다는 사명을 안고 있다.

또 크게는 30년간 지속돼 온 탄광사업으로 심각하게 오염된 지역 환경을 되살리고,나아가 한국인들이 미국 라스베이거스나 동남아시아 지역 등 해외카지노에서 소비하는 약 2천5백억원의 외화유출을 절반 정도로 줄이는 한편,해외 관광객을 유치해 국제수지 개선에 기여토록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지역경제 재건을 위해 불가피하게 각종 부작용을 낳는 ''도박사업''에 발을 디디긴 했으나,이 사업이 최대한 가족 중심의 건전한 오락으로 자리잡도록 하기 위해 테마파크와 골프코스 스키장 등 각종 다른 레저산업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한국 카지노시장 전망=정부와 강원랜드측은 정선카지노 연간 매출액을 1천2백여억원 정도로 예상하고 모든 계획을 세웠다.

정선카지노 게임판이 30개에 불과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개장 이후 나타난 예상밖의 호응은 이같은 예측이 너무 보수적이었음을 말해준다.

물론 최근 열기는 개장 초의 일시적 현상일 수도 있다.

하지만 미국과 비교하면 조금 다른 예측도 가능하다.

우선 GDP 대비 0.4%라면 한국 카지노시장 전체 규모는 1조8천억원으로 추정된다.

또 미국 카지노시장 규모가 미국 출판 및 신문시장의 대략 절반 정도임을 감안한다면 한국의 경우 궁극적 시장규모는 2조2천억원에 이를 수 있다.

물론 미국의 경우는 외국관광객에 의한 부분도 적지 않기 때문에 이를 한국과 바로 비교하는 건 무리다.

그럼에도 정부의 시장규모 예측은 너무 보수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