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판매는 늘어나고 있는 반면 위스키 와인은 줄어들고 있다.

10월 들어서면서 "진로"를 비롯한 소주판매가 9월에 비해 다시 늘기 시작했다.

그러나 고급 술인 위스키와 와인의 판매는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올들어 9월까지 소주소비는 줄어들고 위스키판매는 늘어났던 것과는 판이하다.

경기가 가라앉으면서 값싼 소주소비는 늘어나는 반면 값비싼 술은 소비가 줄어들고 있다.

술소비에 양극화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소주는 불경기에 강하다"는 통설이 다시한번 증명된 셈이다.

소비부진에다 기업퇴출등으로 경기가 갈수록 나빠지고 있어 "저가주 호조,고가주 부진"이라는 양극화도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소주소비가 되살아나고 있다=올들어 9월말까지는 소주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6.2%나 줄어들었다.

35%에서 72%로 조정된 소주세인상이 주 요인이었다.

경기회복으로 위스키 등 고가주 수요가 증가한 것도 또다른 요인의 하나였다.

그러나 10월 들어서면서 이러한 추세가 뒤바뀌었다.

''참진이슬로''를 앞세운 진로의 경우 8월 3만6천6백㎘,9월에는 3만7천4백㎘가 출하되는데 그쳤다.

그러나 10월에는 4만2백㎘나 팔렸다.

9월에 비해 7.7% 늘어난 것이다.

''뉴그린''을 내세운 두산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10월 출고는 9월에 비해 15%나 증가했다.

11월 들어서도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추세라면 이달에도 10월에 비해 20% 가량 늘어날 것이라는게 두산측 설명이다.

금복주도 ''참소주''로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10월 판매량을 9월에 비해 5%정도 늘렸다.

''화이트''의 무학과 ''시원''의 대선주조도 1∼3%(?)의 증가율을 보였다.

이밖에 ''천년의 아침''을 새로 출시한 보해양조도 11월에는 전월 대비 10% 정도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고급 술 소비는 줄어든다=올들어 8월까지는 위스키 판매가 호조를 보였다.

1백%에서 72%로 조정된 위스키세인하 때문이었다.

8월에는 국내 위스키판매량이 2천82㎘로 7월에 비해 13.7% 늘었다.

그러나 9월 들어서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9월에는 1천9백76㎘로 오히려 줄어들었다.

10월에는 1천9백40㎘로 또다시 뒷걸음질쳤다.

''윈저''의 두산씨그램은 13%가량 줄었다.

11월 들어서도 판매부진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딤플''을 얼굴로 하는 하이스코트의 경우 첫째주 출고량이 전달에 비해 8%정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와인도 부진하기는 마찬가지다.

롯데 현대 신세계 등 3개 주요 백화점의 10월 와인 판매액은 2억2천9백만원으로 9월(5억1천7백만원)에 비해 절반수준으로 줄어들었다.

11월 들어서도 계속 부진하다.

첫째주 판매량이 전달에 비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극화가 심해진다=소주가 잘 팔리고 있는 것은 경기부진 때문이라는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진로 김영진 상무는 "올 가을에 접어들면서 소주의 판매량 증가율이 예년에 비해 높아지고 있다"며 이러한 결과는 주머니가 가벼워진 소비자들이 값싼 술을 찾고 있는데 따른 것이라고 풀이했다.

위스키와 와인의 경우 경기부진에 따른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

업계는 "위스키 소비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고급유흥업소에도 경기부진의 여파가 몰아닥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경기부진에다 기업의 퇴출과 구조조정등까지 겹치면서 경기는 갈수록 나빠질 전망이다.

따라서 고급 술시장도 더욱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소주 호조,양주 부진''으로 상징되는 양극화현상이 심해질 것 같다.

김화주 기자 hee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