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농장을 살립시다''

정주영 전 현대 명예회장의 땀이 밴 서산농장이 매각될 처지에 놓이자 농장을 살리려는 현대 직원들의 열정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6일 현대건설 사내게시판에 ''서산 간척지 1인 1계좌 갖기''란 안내문이 게재된 후 현대건설과 현대종합상사 등 서울 계동사옥에 근무하는 현대 직원들 사이에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게시판에는 3천1백22만평의 서산농장은 공시지가가 3천4백억원이지만 현 상황에서는 2천2백억원의 헐값에 매각해야 한다며 서산농장을 합리적인 가격에 사자고 나와있다.

3백만계좌에 10평씩 20만원을 내고 총 3만계좌를 확보할 경우 6천억원의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

회사측도 그룹사 임직원들의 호응이 뜨겁자 이날 서산농장의 직원매각 방안과 등기이전문제에 대한 세부검토에 들어갔다.

서산농장을 사려는 일반인들의 문의도 줄을 잇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6일 오후부터 서산농장 매입에 참여하겠다는 일반인 희망자들의 전화가 폭주하고 있다?며 "7일 오후 2시 현재 3백명을 넘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적게는 1만∼2만평,많게는 5만∼10만평을 사겠다고 밝히고 있다며 이들의 전체 구입 희망면적이 서산농장의 전체면적을 웃돌고 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현대건설은 이날 서산 B지구(1천1백87만평)를 일괄 구입하겠다고 의사를 밝힌 송모씨를 만나 현금 동원능력 여부를 확인하고 매각가격에 대해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7일 오후에는 미국계 자본이 한국내 대리인을 통해 서산농장을 담보로 리보(런던은행간금리)+1%의 금리로 5억달러를 빌려주겠다고 알려와 현대건설이 진의파악에 나섰다.

지난 82년 이른바 ''정주영 공법''으로 불리는 폐유조선 물막기로 조성된 서산간척지는 지난해 25만8천가마의 쌀이 수확됐으며 11월 현재 1천3백여마리의 소가 사육되고 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