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자동차와 동아건설 같은 국내 부실기업의 해외공장이나 공사현장의 동반 부실문제가 우리 경제의 또 다른 골칫거리로 등장하고 있다.

해당 기업이나 채권은행 등은 국내문제를 처리하는 데도 급급한 상황이어서 해외부실은 갈수록 눈덩이처럼 커질 것이 뻔하다.

해외 부실은 영국이나 폴란드의 대우차공장이나 연구소 경우처럼 진출국과의 통상마찰 요인이 되고 장기적으론 한국경제의 대외 신뢰도에도 큰 문제를 일으킬 것으로 우려된다.

해외에 투자한 우리의 자산을 방치하는 것 자체가 국부손실이다.

업계에서는 "지금까지 기업들이 투자한 해외자산의 약 20% 정도는 이미 손실이 난 상태"라고 말한다.

이런 말을 토대로 볼 때 현재 우리가 갖고 있는 대외자산을 감안하면 약 30조원 정도가 손실이 났다는 의미다.

특히 해외 공사현장이 많은 현대건설과 동아건설의 경우 이미 해외 신규 수주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기존의 해외공사를 추진하는 데 필요한 자금 및 자재 조달에도 애로를 겪고 있다.

최근 해외건설협회의 긴급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건설업체들이 수주를 해 놓고도 국내부실과 구조조정 등으로 중도에 포기해야 하는 공사가 모두 7억달러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동아건설의 경우 1,2단계 리비아 대수로공사(69억달러)는 정부가 지원방침을 밝혀 공사를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캐나다의 주택개발사업 3억5천만달러 <>말레이시아 댐건설 기초공사 1억달러 <>일본 8천1백만달러(11건) <>베트남 1천4백만달러(1건) <>사우디아라비아 7백만달러(2건) 등은 공사를 포기해야 할 상황이다.

현대건설의 경우 올해 한국 해외건설 수주실적의 60%(22억달러)를 차지할 정도로 경쟁력이 있지만 지난 9월말의 브라질 복합화력발전소 공사(1억3천5백만달러)를 끝으로 단 1건도 수주를 못한 실정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수주예정 해외공사가 20건이 넘지만 발주처에서 낙찰통지서를 보내놓고도 세계적인 지명도를 지닌 은행으로부터 보증을 받거나 정부의 지원확약서를 첨부하라고 요구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신화건설도 원유전송 가압장 건설공사 등 2건의 쿠웨이트 플랜트공사(1억5천7백만달러)를 중단하게 됐다.

또 지난 6일 1차 부도가 난 대우자동차는 해외공장으로의 조립용 차량공급이 줄어들면서 이달부터 수출물량이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

폴란드 승용차공장(FSO)의 경우 이달 18일까지 조업을 중단한 상태다.

우즈베키스탄 우크라이나 등 다른 동구권 공장들도 현지 구조조정이 겹치면서 가동률이 현저하게 떨어지고 있다.

대우자동차는 특히 채권단으로부터 신규자금 유입이 없을 경우 배기량 1천8백cc 이상의 차량을 수출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따라 폴란드는 최근 에드워드 에드문트 노박 경제부차관을 서울에 파견,한국 정부의 지원을 요청하는 한편 차량공급 단가 인하도 요구하고 있다.

영국도 대우자동차가 현지에 출자한 상용차 생산법인인 LVD가 판매부진에 시달리면서 조속한 시일내 처리해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번에 퇴출을 겨우 면한 쌍용양회 고합 등도 앞으로 해외유동성(자금회전)문제로 해외비즈니스에 지장을 받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한상춘 전문위원.조일훈 기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