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회장이 6일 현대건설을 제외한 현대전자 현대상선 현대종합상사 현대석유화학 등 8백27억원 상당의 보유 상장및 비상장 계열사 지분을 모두 매각해 현대건설 자구에 쓰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회장의 이날 결정은 정부와 채권은행단이 출자전환에 대한 동의서제출을 요구하고 있는데 대해 일단 거부의사를 밝히면서 당분간 현대건설 회생에 전력을 기울이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현대건설은 이미 자구안을 통해 연말까지 현대상선 등 보유 계열사지분을 모두 처분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하고 있어 정회장의 계열사지분 매각이 이뤄지면 현대그룹 지주회사인 현대건설이 지분관계에서 다른 계열사와 떼어지게 되는등 현대그룹 지배구도가 달라지게 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정회장이 갖고 있는 현대그룹 계열사 지분은 현대건설(7.82%)현대전자(1.7%)현대상선(4.9%)현대종합상사(1.22%)현대석유화학(0.1%)과 이미 현대투신 경영정상화 담보로 제출된 현대택배(21.89%)현대정보기술(0.03%)등이다.

이중 현대건설과 현대택배 현대정보기술 등을 제외하면 매각대금은 8백27억 7천만원에 달한다.

손이사는 매각대금은 유상증자 출자 등을 통해 전액 현대건설 유동성 확충에 쓰여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손이사는 또 "자구안과는 별도로 현대건설 퇴직임직원 모임인 현건회(회장 이춘림)가 "회사살리기 모금운동"을 펴기로 결의했으며 현 임직원들은 이미 모금운동을 시작했다"면서 "이들은 서산간척지를 매입할 계획인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외환은행은 정몽헌 현대아산회장의 계열사 지분매각만으로는 시장의 신뢰를 얻을수 없다며 서산간척지를 정씨 일가 가족이 분할 매입하는 방안을 정 회장측에 제시했다.

또시장의 신뢰를 얻기 위해 정회장의 경영권을 박탁할수 있는 감자(감자.자본금줄임)및 출자전환 동의서를 채권단에 내도록 요구했다.

외은 관계자는 "현대건설은 연말까지 자구대금 3천8백억원을 확보해야하는데 정 회장의 지분매각으로는 8백27억원 밖에 확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서산간척지를 매각해 3천억원가량을 마련하지 못하면 현대건설은 어렵다"며 "정씨 일가 가족들이 서산간척지를 분할 매입해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은 관계자는 "2금융권을 포함한 전체 채권금융협의회를 오는 8일쯤 개최할 예정"이라며 "현대건설에 대한 만기연장이 전 금융권으로 확산될 수 있을지는 현대건설이 내놓을 자구안에 달렸다"고 말했다.

문희수 기자 m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