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자동차용품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국제컨벤션센터.이 센터의 한 켠에서는 포크레인 등 건설장비의 소음이 요란하다.

내년 12월말 완공을 목표로 확장공사가 한창이다.

"이번 공사로 전시공간을 추가로 확보,굵직굵직한 국제전시회를 본격 유치하겠다"는 게 라스베이거스 전시회측 홍보책임자인 에리카 브랜드빅(34)씨의 설명이다.

도박의 도시 라스베이거스의 낮 모습이 달라지고 있다.

밤새 도시를 밝히던 화려한 네온사인과 대박을 꿈꾸던 사람들의 꿈이 사그라지는 아침이면 ''화장기없는'' 황량한 사막도시로 변하던 라스베이거스.그러나 이제는 컨벤션산업 등 새로운 산업을 일으켜 낮의 도시로도 탈바꿈해가고 있다.

라스베이거스는 10월에서 3월로 이어지는 관광 비수기를 겨냥,컨벤션산업 육성에 눈을 돌렸다.

최근들어서는 철을 가리지 않고 전시회를 유치하고 있다.

미국의 컨벤션 도시인 애틀랜타시의 아성을 위협할 정도다.

라스베이거스에서 해마다 열리는 국제회의 및 전시회 수는 컴덱스쇼를 비롯 2천4백여개에 이른다.

올1∼8월까지 전시회에 들른 관람객은 2백66만4천여명.이는 지난해 라스베이거스를 찾은 관광객 3천3백만명의 8%선이다.

이 기간중 전시회에서 얻은 경제적 효과는 29억7천만달러.지난해에 비해 12%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전체 카지노 수입 70억달러의 절반에 육박하는 규모다.

라스베이거스는 도박 도시라는 ''오명''을 씻고 가족단위 리조트 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택시에 ''온 가족이 함께 와서 즐기세요''라는 광고를 달도록 했다.

호텔들은 어린이 전용 놀이터를 마련하고 있다.시내 곳곳에는 ''자이로드롭'' 등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놀이시설이 들어서고 있다.

가족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것이다.

폐광지역의 경제를 살리기 위해 태어난 강원도 정선의 스몰카지노.이 한국판 라스베이거스에서는 벌써부터 하룻밤에 수천만원을 날리는 ''도박꾼''들이 속출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라스베이거스의 변신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 같다.

라스베이거스=김수찬 기자 ksc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