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을 살리기위해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 회장과 정몽준 현대중공업 고문등 현대가족들이 사재를 털어서 지원하라는 정부의 요구에 대해 당사자측은 "부실회사를 살리기위해 형제들이 개인주머니를 털어야한다는 논리는 ''초법적인 발상''이라면서 반발하고있다.

진념 재경부장관이 6일 "현대 가족들이 현대건설을 도와줄 의지를 갖고있다면 합법적인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운을 뗀데 이어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측도 정주영 전명예회장의 직계 가족들이 지원 방안을 마련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외환은행은 특히 서산간척지 매입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해 눈길을 끌고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정몽헌 회장의 사재출연등으로 8백억원정도를 마련하더라도 연말까지 모자라는 자금3천억원정도를 조달하기위해 서산땅을 형제등 친척들이 개인자격으로 사주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서산간척지의 가치를 3천억원으로 보고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정몽준 현대중공업 고문등이 각각 1천억원씩 돈을 내 분할인수할 수있다는 것.은행 관계자는 "서산간척지는 현대 창업주인 정주영씨가 애지중지 해온 땅인 만큼 형제.자식들이 대신 사줄수 있는 것 아니냐"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이와관련,현대자동차는 정몽구 회장이 중국출장중이어서 공식 반응이 나오지않고있다.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정회장이 그만한 자금을 개인자격으로 갖고있지도 않을 뿐만아니라 자동차도 불경기에 대비해야하는 시점이어서 돈이 생기더라도 다른데 쓸 여유가 없다"고 말했다.

정몽준 고문의 한 측근도 "아직 정고문에게 보고는 안했지만 조선회사가 땅을 살 이유가 없다"는 거부감을 보였다.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은 또 그룹 계열사들이 독립경영제체로 전환되고 있고 자신들도 사실상 계열분리된 상태기 때문에 회사 차원의 지원은 불가능하다고 못박았다.

비록 오너가 지원을 지시하더라도 사외이사들의 동의를 얻기 어렵고 소액주주들의 거센반발에 봉착할 것이라는 것이다.

다만 정세영 명예회장이나 정상영 KCC명예회장의 경우 올들어 서먹해진 현대 일가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서라도 현대건설 지원에 공동보조를 취하자는 입장이어서 이들의 조율여부가 주목된다.

조일훈 기자 jih@ 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