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우리 경제는 IMF위기상황을 졸업했다고 반가워 한 때가 있었다.

IMF구제금융으로 시작되던 경제위기의 초기상황에 비해 전반적으로 좋아진 것은 사실이다.

9백억달러가 넘는 외환보유고가 그렇고,성장.실업률 등 지표상의 경제 상황은 많이 좋아졌다.

그런데도 확신과 자신에 찬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대신 금융권의 2차 구조조정과 부실기업 구조조정,급증하는 단기외채,채권시장 위축 등 해결해야 할 일이 산적해 있다.

최근 한동안 주가가 맥을 추지 못했던 것은 시장참여자들의 불안심리를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

우리 경제와 시장은 외국인에게 완전 개방됐다.

외국환 관리와 실물경제 활동에 대한 규제도 대폭 완화됐다.

증권시장에서 외국인 지분은 30% 선에 육박한다.

특히 삼성전자,주택.국민은행 등 우량기업과 금융기관에 대한 외국인 지분은 50%를 넘는다.

다국적 기업과 외국인 투자가에게 열린 우리 경제는 이제 닫을 수도 없거니와 닫혀서도 안된다.

이렇게 "열린 경제"상황에서는 "열린 경영"이 필요하다.

첫째 투명 경영이다.

정부 당국은 기업과 금융기관의 지배구조에 대해 많은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기업과 금융기관은 투명한 경영으로 시장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

회사의 재무상태와 경영전략 및 주요 영업활동을 관계 당국 뿐아니라 시장과 금융기관이 알 수 있게 밝혀야 한다.

둘째 시장중심 경영이다.

거의 모든 주요 기업이 증권시장이나 코스닥에 상장돼 있다.

따라서 주식투자자는 곧 상장기업의 주주다.

그런데 그 주주는 언제든 주식을 팔고 떠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현재는 주주가 아니더라도 주식투자자라면 언젠가 해당기업의 주식을 살 가능성을 가진 "잠재적 주주"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주주가치의 증가는 바로 시장중심의 경영을 의미한다.

따라서 경영전략의 수립과 영업활동에서 주주 및 시장의 이익을 위해 기업의 수익성과 경쟁력을 중요한 요소로 고려해야 한다.

수익성은 현금흐름과 투입한 자본에 대한 회수율이며,경쟁력은 장래 기업의 성장력과 잠재력을 나타낸다.

이는 종래 우리 기업이 추구해 온 매출액과 시장점유율 중심의 목표와 다른 가치다.

셋째 신경제와 구경제의 균형적 발전이다.

한때 우리는 인터넷과 미디어 및 신기술중심의 신경제 그리고 벤처캐피탈 비즈니스가 우리의 살길인 양 외쳤다.

그러더니 이제는 그 신경제야 말로 거품 투성이이며 어두운 그림자 보듯한다.

하지만 신.구 경제는 다같이 중요하고 상호 긴밀하게 협력,발전해야 할 우리의 중요한 미래다.

신경제의 발전 가능성과 잠재력은 이제 움직일 수 없는 경제현실로서 보다 차분하고 과학적인 분석과 접근이 필요하다.

넷째 지속적인 구조조정과 희생없는 구조조정은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구조조정과 개혁은 우리의 경제 주체들이 IMF사태 이후 참된 경쟁력을 갖기 위해 뼈를 깎는 희생을 감수하면서 추진해야 할 유일하고도 불가피한 선택이다.

그런 측면에서 상당한 인력감축과 일부기업 내지 사업의 매각 및 새로운 경영전략의 수립이 꼭 필요하다.

이른바 글로벌 스탠더드에서 참된 경쟁력과 수익성을 회복할 때까지 구조조정과 개혁은 지속해 나가야 한다.

이는 바로 우리 경제체질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며,참된 경쟁력과 기업전략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다.

IMF이전 우리 경제가 당면했던 고비용 저효율의"구조적 문제"로 다시 돌아가선 안된다.

그러나 최근"인력 감축"이라는 불가피한 고통없이 이루어 보려는 구조조정과 개혁,국제수지 흑자폭의 감소,해외여행자 급증과 투명하지 못한 경영형태 등으로 미루어 볼 때 우리가 안이하게 대처하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다.

최근 경제위기 재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고통스럽더라도 반드시 했어야 할 일을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동안 의료대란이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다.

곳곳의 집단 이기주의와 비이성적 행동이 사회를 불안하게 했다.

자기는 희생하지 않으려 하면서 남의 희생만을 강요하는 것은 아닌지 반성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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