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상권에도 찬바람이 일고있다"

경기가 급속도로 나빠지면서 황금상권으로 통하는 서울 강남지역의 백화점의 10월 매출이 2년 6개월만에 줄어들었다.

98년 봄 이후 호황을 누려온 패밀리레스토랑등 강남지역 외식업체의 매출증가율 또한 급속도로 둔화되고 있다.

패션 상품을 판매하는 청담동등의 가두 매장(로드숍)을 찾는 고객들의 발길도 줄어들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과 갤러리아백화점의 강남 점포는 10월들어서면서부터 매출이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떨어지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10월의 본점 매출이 5백9억원으로 1.5% 감소했고 무역센터점은 5백4억원으로 6.7%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는 현대백화점 압구정동 본점과 무역센터점의 매출 감소폭은 실제로 10% 이상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들 점포는 지난 98년 이후 연 20% 이상의 높은 성장세를 유지해왔다.

품목별로는 본점의 경우 경기에 민감한 남성정장 골프의류 등의 매출이 20% 이상 줄어들어 감소 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이후 백화점 매출을 끌어올린 주역인 디자이너 부티크 상품들도 13.8%나 감소했다.

명품 백화점으로 자리를 굳히면서 20,30대 상류층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는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도 10월 들어서면서 하루 매출이 계속 뒷걸음질치다가 마지막 주 실시된 사은행사로 겨우 6.1% 늘어난 1백45억원의 매출을 올리는데 그쳤다.

명품관의 매출 증가율은 지난 9월까지 월 30%대에 이르렀다.

갤러리아 관계자는 "지난 97년 외환위기 당시의 분위기를 느낄 정도로 소비심리가 급속도로 위축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경기 불안으로 소비 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강남권 백화점들이 고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개점에 따른 시장분할도 매출 부진을 몰고온 요인의 하나로 꼽힌다.

수입 명품이나 값비싼 패션 상품을 파는 강남지역의 로드숍에도 물건을 사려는 ''큰 손''들의 발길이 줄고 있다.

청담동에 영업중인 수입 명품 K사 관계자는 "일본인등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늘고 있음에도 지난달 매출은 8,9월에 비해 오히려 10% 이상 크게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최근 외식문화가 정착되면서 연 30% 이상의 고속 성장을 해온 TGI프라이데이스 아웃백스테이크 마르쉐 등 외식업체의 강남매장도 소비부진으로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아웃백스테이크의 경우 9월 이후 매출 신장률이 5%선으로 곤두박질쳤다.

올 상반기에는 30%정도 늘어났었다.

TGI 프라이데이스의 최종필 홍보팀장은 "추석이후 손님들이 줄면서 매출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며 퇴출기업이 확정되면 매출이 더욱 줄어들 것으로 우려했다.

경기부진에다 기업및 은행의 구조조정 등으로 인해 강남권 상권에 일고 있는 찬바람은 갈수록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