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9시30분.

감기는 눈을 비비며 배를 탔다.

전날 마신 술 때문인지 속이 울렁거린다.

선장 김수오씨는 파도가 심해 배멀미를 할지도 모른다며 멀미약을 권했다.

그는 트롤링 낚시 준비에 손을 바삐 놀리고 있었다.

트롤링 낚시는 한개의 낚싯줄에 5개의 낚싯바늘을 붙여 고기를 낚는 것.

각 낚싯바늘에는 고무로 만든 오징어 모양의 가짜 미끼가 달려 있다.

선장은 "어선을 따라 움직이는 가짜 미끼를 고기가 먹이로 잘못 알고 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갑을 끼고 낚시줄을 잡은지 얼마 지나지 않아 손끝에 묵직함이 느껴졌다.

방어들이 본격적으로 입질을 시작한 것이다.

잡히는 방어는 30cm 이상으로 모두 씨알이 굵다.

며칠 전에도 방어낚시를 왔었다는 양희철씨는 "순식간에 수십m를 치고 나가는 방어의 힘 때문에 오금이 저릴 정도"라며 "길이 1m가 넘는 대물이 걸려 줄이 끊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말한다.

이를 증명하듯 그는 허물이 벗겨진 손을 보여줬다.

제주도 북제주군 조천읍 함덕리.

지금 이곳에선 방어낚시가 한창이다.

이곳 앞바다는 트롤링 낚시를 하는 낚시꾼들의 배로 북적거린다.

5~7명이 통통배를 타고 나가 바다를 오가면서 하는 방어낚시는 이맘때가 가장 좋은 시기다.

특히 초들물이나 초썰물 등 물때가 바뀔때는 입질이 너무 활발해 정신을 못차릴 정도다.

방어낚시의 묘미는 힘센 방어가 미끼를 삼키고 달아날 때 낚시줄을 통해 전달되는 방어의 힘에서 느껴지는 짜릿한 손맛.

방어의 힘은 유영속도와 입질 순간 좌우로 요동치는 움직임에서 나온다.

방어는 긴 방추형에 등쪽은 청색, 복부는 은백색을 띤다.

육질이 무르기 때문에 바로 먹기보다는 일단 얼린 후 회를 떠먹어야 제맛을 알 수 있다.

레몬즙을 뿌리거나 마른 김에 싸먹으면 더욱 독특한 맛이 난다.

기름기가 많아 매운탕에는 적합하지 않지만 뱃살을 갈라 소금을 뿌리고 노릇하게 구어낸 뱃살소금구이는 훌륭한 안주감이 된다.

선장 김씨는 "방어낚시는 잡는 재미와 함께 막잡아 올린 싱싱한 방어로 즉석에서 회를 쳐 초장에 찍어 소주 한잔 곁들이는 맛이 더욱 환상적"이라고 말한다.

운이 좋으면 낚시도중 고등어떼도 만날 수 있다.

고등어떼가 지나가는 시간은 1시간 30분 정도.

한번에 수십마리의 고등어를 낚을 수 있다.

재미있는 것은 올라오는 고등어의 크기가 모두 똑같다는 것이다.

함덕 앞바다는 자체의 경관도 빼어나서 낚시와 함께 바다 절경을 감상하는 재미도 더한다.

제주도=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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