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지탄을 받는 한국디지탈라인을 둘러싼 금융비리사건은 ''벤처기업가''의 불법로비 및 대출사건이 아니라 ''사이비 금융가''와 한탕주의에 물든 투자가의 머니게임이 낳은 불법·일탈행위로서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이번 사건은 ''벤처강국'' ''인터넷 강국''을 꿈꾸는 대부분 인터넷벤처인들과 선량한 투자가들이 한꺼번에 매도당할 수 있는 소지를 안고 있다.

그런 점에서 가뜩이나 닷컴위기 상황에 처해 있는 벤처인들에게 허탈감을 안겨주고 있다.

우리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진정한 벤처CEO의 자질''과 ''진정한 투자가의 위상''측면에서 타산지석의 대안을 찾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첫째 진정한 인터넷벤처CEO의 역할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투자가나 고객·종업원들에게 부가가치를 제공하는 주체여야 한다는 것이다.

단순한 M&A나 금융상의 테크닉만으로 일관하는 CEO는 진정한 벤처CEO라고 할 수 없다.

정현준은 벤처기업이 사회적 관심을 받는 과정에서 비정상적 방법을 통해 벤처기업을 무분별하게 인수,대주주와 사장의 지위에 오른 ''투기꾼''일 뿐이다.

인터넷벤처CEO는 끊임없는 변화의 주체여야 한다.

빠르게 변하는 인터넷벤처기업의 경영환경에서 변화와 발전의 주체가 돼야 할 CEO의 일탈은 기업 도산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번 사건은 이러한 기본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다.

우리 인터넷벤처인들은 아무리 기업환경이 척박하더라도 수익성이 뒷받침되고 원천 기술이나 독특한 유통망을 가진 기업은 어떤 환경에서도 생존할 수 있다는 기본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지금까지 인터넷벤처산업은 IMF상황을 극복하는 주역이었다.

외국 자본유치와 고용창출이라는 측면에서 국가경쟁력 향상에 기여해 온 것이다.

지금도 우리 나라 미래경제의 대안은 ''인터넷벤처''다.

올해 들어 닷컴 위기론이 지속되고 있지만,새롭게 전개되는 디지털 경제시대의 주역이라는 사명감으로 이 시간 테헤란밸리에 있는 수많은 벤처인들의 열정은 꺼지지 않고 있다.

그 대열의 맨앞엔 언제나 CEO가 있다.

직원들과 함께 사무실에서 새우잠을 자는 CEO,자신의 자금을 직원들의 봉급으로 내놓는 CEO의 모습은 우리 모두에게 힘이 되고 있다.

둘째 인터넷벤처를 이해하는 진정한 투자가가 절실하다.

인터넷벤처에 대한 올바른 투자문화는 기업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이해가 전제되어야 한다.

이번 사건은 인터넷벤처에 대한 이해가 없는 무분별한 투자의 결과가 낳은 안타까운 일이다.

한때 팽배했던 ''묻지마 투자''의 종말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인터넷벤처기업은 지금 당장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아니다.

인터넷벤처기업은 기본적으로 고위험 고수익의 속성을 갖고 있다.

수익이 높은 만큼 위험부담이 따른다.

지난 95년 아메리카 온라인(AOL)은 무려 15억달러의 적자를 냈지만 오히려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지원하는 분위기였다.

AOL은 더욱 공격적 경영을 통해 마침내 강력한 닷컴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그러나 한국의 상황은 미래 지향적인 시장지배력보다 당장의 수익성만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사실 미국의 닷컴기업들은 수익성에 대한 압력을 지난 5년간 유예받았지만 국내 기업들은 1년도 안돼 수익성을 요구받고 있다.

닷컴기업의 생리를 무시한 성급한 요구다.

초기 투자자금이 많이 드는 반면 수요·자금·매출 및 영업이익 시기나 규모 등의 예측이 가능한 전통기업과는 달리, 아직 초기단계에 있는 인터넷벤처기업들은 투자자금이 덜 드는 대신 시간과 비용의 예측에 있어서 불명확한 특성을 기본적으로 안고 있다.

따라서 일정한 수익이 나기까지 시간과 인내가 필요하다.

아직 역사가 일천한 인터넷벤처산업에서 경영자나 투자가들은 지금 ''고위험'' 뒤에 있을 ''고수익''을 위한 ''고통의 기간''에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다가올 커다란 수익을 위해 지금은 참고 기다리는 시점에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기대수익률을 낮춰 잡고,보다 많은 관심과 애정으로 필요한 자금을 수혈하는 건강한 투자가가 요구되는 것이다.

인터넷 강국은 이러한 투자가와 비전있고 능력있는 CEO가 함께 만들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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