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원을 벌면 9원을 저축한다는 마음으로 살아왔습니다"

31일 저축의 날 시상식에서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상한 김상대씨는 "아직까지 한번에 5만원 이상을 써본 적이 없다"며 "자식들에게 자린고비라는 소리까지 들어가며 저축해온 것이 뜻밖에 큰 상까지 받게 됐다"며 수상소감을 밝혔다.

지금은 8천만원의 예금과 37평 아파트 입주를 눈앞에 둔 어엿한 중산층이지만 그가 걸어온 삶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경북 문경의 빈농에서 태어난 김씨는 18세가 되던 지난 75년 집을 나와 서울과 광주에서 제화점 점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김씨는 회사에서 숙식을 해결해가며 얼마되지 않는 월급을 악착같이 저축했다.

그러나 80년 회사가 어려워져 실직하게 되고 그때까지 모았던 돈은 모두 부모님 병원비로 썼다.

절망에 빠져 일거리를 찾아 헤매던 김씨는 이듬해부터 제일은행 광주지점 옆에서 우산을 천장삼아 구두닦기를 시작했다.

그때부터 ''땀을 흘리지 않고는 얻을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신념으로 술 담배도 끊고 지금까지 20년간 매일 오전 8시부터 밤 12시까지 일해왔다.

김씨 자신도 넉넉한 형편은 아니었지만 주변의 어려운 사람을 돕는데는 누구보다 열심이다.

단칸 셋방에 살면서도 신혼초기부터 고아 등을 데려다 숙식을 제공하고 제화수선 기술을 가르쳐 10여명을 독립시켰다.

이때마다 김씨는 "저축을 통해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며 이들에게 저축을 권유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또 지난 93년부터는 광주에 있는 ''무의탁 노인 사랑의 식당''과 고아원 등에 매월 7만원 이상을 기부하고 있다.

84년 결혼할 당시 부인에게 "10년후엔 우리도 어려운 사람을 돕고 살자"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란다.

이번 시상식을 위해 결혼후 두번째 양복을 장만했다는 김씨는 "남들이 아무리 주식투자를 하라고 해도 나의 재테크 수단은 오로지 은행 저축뿐"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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