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11월7일,뉴밀레니엄을 이끌 미국대통령을 선출하는 선거일이 불과 1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아직까지 여론조사 때마다 공화당의 조지 W 부시와 민주당의 앨 고어 두 후보간 지지율이 엇갈릴 만큼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다.

자신들의 이익에 관한 한 동물적인 후각과 냉철한 이성을 갖고 있다는 월가의 금융인들은 이번 대선결과를 어떻게 점치고 있을까.

월가는 전통적으로 공화당의 표밭으로 통해 왔다.

허버트 후버,리처드 닉슨,조시 H 부시 등이 월가의 지지를 업고 대통령에 당선된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렇지만 월가와 주식투자자들을 위해서는 민주당이 집권하는 쪽이 오히려 낫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 20세기의 주가 지표가 그걸 말해준다.

지난 한세기 동안 다우존스 지수는 민주당의 집권기간 동안 평균 13.4% 오른 반면 공화당이 집권했을 때에는 8.1%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번 선거에서 월가는 과연 누구의 손을 들어줄까.

먼저 양 후보의 월가 정책을 살펴보자.

고어 후보는 빌 클린턴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저물가·금리안정을 월가 발전과 주식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전제조건으로 보고 있다.

필요하다면 금융시장 규제와 세금인상도 불가피하다는 시각이다.

이에 대해 부시 후보는 시장 자율을 최대한 존중할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월가를 포함한 금융시장이 발전하는 데 장애가 되는 모든 금융 규제와 세금인상,노조활동 등을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두 후보의 월가 정책에 대해 찰스 슈왑증권사의 수석 전략가인 그레그 밸리어리는 "주식 투자자들을 위해서는 부시가 집권하는 것이 낫겠지만 물가안정과 저금리를 선호하는 채권투자자들은 고어가 집권하기를 바랄 것"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월가의 금융인들은 지지 후보를 놓고 양분돼 있다.

고어 후보를 지지하는 로버트 루빈 시티그룹 이사회 집행위원장,제임스 다이먼 뱅크 원 코프 사장,리처드 펄드 리먼 브러더스 회장 등은 채권 업무에 비교적 밝은 인물들이다.

반면 크레디스위스 퍼스트 보스턴 투자은행의 앨런 휘트 사장과 골드만 삭스의 존 세인 공동 사장,베어 스턴스의 제임스 케인 사장과 같은 주식 투자의 귀재들은 부시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

그렇다고 월가 금융인의 개별적인 지지와 소속 회사의 기부금 방향이 항상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금융기관들은 양 후보에 모두 ''보험''을 들고 있다.

다만 기부금 액수에서는 차이가 난다.

지난 9월까지 모집된 기부금은 부시 후보가 4백만 달러로 고어 후보의 1백50만달러보다 앞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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