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논의되고 있는 국민주택기금 개선방안은 여러모로 주목할만 하다.

서민생활과 밀접한 주거문제와 관련된데다 12조원에 달하는 국민주택기금을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 주택건설업은 물론 금융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연기금운용의 개선방향과도 연관해 생각해야 한다.

지금까지의 대략적인 논의방향은 주택기금의 조성을 확대하고 공공적인 역할을 대폭 강화하되,주택은행의 위탁관리업무를 앞으로는 전담관리조직을 신설해 맡기자는 것으로 요약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같은 개선방안은 일부 수긍하는 점도 있으나 대체로 달라진 경제여건에 맞지 않으며 미래지향적이지도 않다고 본다.

주택기금의 공공적인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당위성에는 이론이 없다.

아파트분양가 등 주택시장에 대한 각종 규제가 대부분 철폐돼 주택수요가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됐고,주택보급률도 90%대여서 과거처럼 물량공급 위주의 주택정책을 지속해야 할 명분도 없다.

따라서 이제는 주택분양사업에 대한 기금투입은 설득력이 약하며 사업범위를 임대주택사업과 주거환경개량사업 등으로만 한정해야 한다는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문제는 주택기금 역할을 축소하자면서 왜 재원을 크게 확충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점이다.

예나 지금이나 정부출연은 미미하고 분양가자율화로 2종 국민주택채권 발행도 어려워져 시중금리로 자금을 조달해 역마진이 발생하는 판에 무엇때문에,그리고 무슨 수로 기금조성을 크게 확대하겠다는 말인지 이해할 수 없다.

주택기금을 틀어쥔 건교부의 부처이기주의라고 보면 지나친 해석일까.

운용 측면에서도 개선할 점이 적지 않다.

우선 부실채권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해 앞으로는 기금대출을 건설업체가 아닌 수요자에게 직접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래야 저금리혜택이 남용되지 않고 미분양발생을 막을 수 있다.

더나아가 부실시공을 막고 소비자만족을 위해 주택분양도 후분양제로 바꾸는 것을 중장기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

주택은행 이외의 다른 금융기관에 기금관리업무를 개방하는 것은 반대할 이유가 없다. 주택은행이 민영화 된데다 경쟁을 통한 위탁수수료 절감과 운영효율 향상을 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를 빌미로 전담관리조직을 신설하려는 것은 틈만 나면 자리를 만들고 관할권을 넓히려는 관료주의라고 보고 절대 반대한다.

이런 폐단을 막기 위해서도 연기금의 통합관리 방안은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