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정선(旌善)의 옛 이름은 ''도원(桃源)''이다.

신선이 살았다는 전설적인 중국의 명승지 ''무릉도원''에서 따온 것인데 그만큼 산수가 수려했다는 것일게다.

지금의 정선이란 이름도 인심좋고 착하다는 뜻을 지니고 있는 것을 보면 아름다운 자연 속에 착한 사람들이 사는 고장이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전면적의 80%가 임야인 이 고장 사람들의 생활이 풍족했을리만은 없다.

"한치 뒷산의 곤드레 딱죽이가 님의 맛만 하다면 작년 같은 흉년에도 봄 살아날 걸…"

딱죽이 쓴나물로 보릿고개를 넘기며 살아온 사연이 담긴 구성진 ''정선아리랑''에서는 그런 가난의 속앓이도 배어 나온다.

정선 땅이 석탄을 캐내는 광산지대로 탈바꿈한 것은 그다지 오래된 일이 아니다.

60년대에 들어서면서 사북, 고한에서 본격적으로 석탄을 캐내기 시작했다.

지금은 폐광촌이 돼 버렸지만 한때는 최대의 생산량을 자랑하는 태백지구광산권의 중추 역할도 했다.

엊그제 폐광촌인 정선군 고한읍 백운산에 스몰카지노호텔이 개장식을 갖고 영업을 시작했다는 소식이다.

내국인 출입이 허용되는 첫 카지노다.

이 일대를 초대형 카지노와 호텔, 콘도미니엄, 스키장, 골프장이 어울린 세계적 카지노 리조트단지로 만들겠다는 계획의 첫걸음이다.

카지노는 18~19세기 유럽 각국에서 많이 생겼으나 ''악덕의 온상''이란 이유로 잇달아 금지되거나 엄격히 제한돼 허가됐다.

그러나 카지노는 이제 관광산업에 필수적인 ''도박산업''으로 변했다.

카지노의 천국인 미국에서는 하와이와 유타주를 제외한 48개주에서 도박을 인정해 5백30여개의 카지노가 성업중이라고 한다.

유럽의 칸, 니스와 몬테카를로, 산레모는 전통적 카지노 도시다.

홍콩이나 마카오처럼 한국에도 외국인 관광객용 카지노가 제주도에 8개를 포함해 13개나 된다.

스페인 북부 해안도시 빌바오는 97년 네르비온강가에 뉴욕 구겐하임미술관 분관을 세운 덕으로 몰락해 가던 공업도시에서 문화관광도시로 탈바꿈했다고 한다.

카지노가 정선땅을 신데렐라처럼 바꾸어 놓기를 바라는 것은 지나친 욕심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