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건설 현대건설 쌍용양회 등 부실판정대상 기업들의 운명 결정이 막판 초읽기에 들어갔다.

채권금융기관들은 30일 동아건설 채권단협의회를 시작으로 부실판정대상기업에 대한 신용위험평가협의회를 잇따라 열고 이들 기업의 진로를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 동아건설 =30일 채권단 협의회에서는 동아건설이 요청한 3천4백9억원의 신규자금 지원건을 결정한다.

기존 채권에 대한 금리를 연 7%에서 3%로 낮추고 1조1천억원의 빚을 출자전환하는 채무조정안도 의결대상이다.

동아건설은 신규자금 지원이 부결될 경우 당장 이달 말에 만기가 돌아오는 자금 7백억원을 자체 힘으로 막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채권단 내부에서는 동아건설 지원여부를 놓고 찬반 양론이 팽팽한 상태다.

찬성쪽은 동아건설이 국가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치가 크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대한통운이 동아건설에 보증선 1조원의 채무문제가 외부기관 중재로 조만간 풀리게 됐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로 보고 있다.

하지만 채권단에서 33.6%의 의결비율을 차지하는 종합금융사 등 제2금융권이 지원에 난색을 표명하고 있어 확정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신규자금 지원은 채권금융기관 75%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확정된다.

한편 동아건설 노사는 자구노력을 위해 임직원 1천5백명을 감축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체결, 30일 열리는 채권단협의회에 제출한다.

◆ 현대건설.쌍용양회 =외환은행은 이번주 신용위험평가협의회를 열고 현대건설에 대한 부실기업판정 여부를 최종 확정한다.

외은은 현대건설의 자구노력을 전제로 회생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협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외은 관계자는 "현대건설을 불안하게 보는 금융기관들이 있어 채권단 의견을 통일할 필요가 있다"며 "회생가능한 것으로 판정되면 만기연장 등 지원책도 강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흥은행은 쌍용양회를 자구노력과 채권단의 출자전환을 통해 살릴 수 있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아직 채권금융기관들간 의견은 일치하지 않은 상태다.

조흥은행은 채권단 의견을 수집한 뒤 이견조율이 필요하다면 이번주 협의회를 열 예정이다.

김준현 기자 ki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