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남성용 슈트는 여자옷에 비해 유행을 크게 타지 않는다고 말한다.

하지만 미세한 변화는 있다.

V존이 조금 올라간다던가,라펠의 폭이 좁아진다던가,어깨가 좀더 딱딱해지거나 뒷쪽 트임이 한개에서 두개로 바뀔 때도 있다.

이런 유행경향을 좀더 정확히 말하면 "미국식 양복이 득세하느냐,영국식 양복이 인기를 얻느냐"로 표현할 수 있다.

슈트는 미국식,유럽식,영국식,이탈리아식 등 크게 네가지 스타일로 나뉜다.

그중 아메리칸 스타일 슈트는 미국인들의 실용적인 면이 담겨져 있다.

허리선이 없고 소매가 좁으며 플랩 포켓(Flap Pocket,덮개가 있는 포켓)에 뒤트임이 한개,단추가 3~4개 달린 것이 미국식 양복 입기다.

보통 큼직하게 재단돼 입는 사람의 체형을 감추는데 효과적인 반면 세련된 감각을 표현하기에는 다소 무딘 느낌을 준다.

최근에는 단추가 2개로 줄기도 하고 옷깃이 보다 길어졌으며 좁은 소매에 허리가 들어간 디자인으로 변형되기도 한다.

격식을 엄격히 따지는 유럽인들의 성향에 따라 유러피안 스타일은 다소 경직된 느낌을 준다.

어깨에 각이 지고 가슴에서 엉덩이까지 꼭 맞는 모양을 하고 있다.

단추는 두개,트임이 없는 것이 특징.어깨는 딱딱하지만 겨드랑이부터 엉덩이선까지 부드럽게 이어진다.

엄격하면서도 포멀한 옷을 즐겨 입어온 유럽인들의 기호를 잘 나타내고 있는 스타일이다.

우아한 옷차림을 선호하는 사람들에게 권할만하다.

정통 영국풍은 런던 리덴트가의 유서깊은 최고급 양복점들이 모여 있는 거리의 이름을 따 새빌로우(Savile Row)스타일이라고도 한다.

원래는 미국식과 유럽식의 중간 형태였으나 1980년대에 보다 균형잡힌 스타일로 자리잡았다.

어깨에는 한장의 패드만을 넣어 한결 움직임이 자연스러워 보이도록 하고 허리선은 부드럽게 마무리해 편안한 착용감을 준다.

심프슨 부인과의 결혼으로 유명한 윈저공,헐리우드의 뮤지컬배우 프레드 아스테어 등이 새빌로우 스타일을 즐겼던 대표적 인물들로 꼽힌다.

두개의 뒤트임이 있고 부드러운 어깨 모양을 한 싱글 브레스티드 슈트(Single-breasted Suit,2~3개의 단추가 한 줄로 달리고 앞여밈이 홀자락인 수트)가 전형적인 디자인이다.

미국의 넉넉함과 유럽의 곡선미,영국의 균형미를 조화시켜 다시 만들어 낸 것이 이탈리안 스타일이다.

어깨가 다른 스타일에 비해 좀 더 넓고 허리선이 적게 패였다.

상의 아랫단이 부드러운 곡선으로 연결돼 편안함은 물론 보기에도 매우 세련된 느낌을 준다.

대부나 좋은친구들 같은 영화에서 알 파치노와 로버트 드니로의 차림을 연상해보면 쉽게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