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우리가 근대식 다리를 놓은지 꼭 1백주년이 되는 해다.

1900년 7월 4년간의 공사끝에 한강철교가 준공됐을 때 경인철도합작회사는 "미국이 최신공법으로 놓은 철교가 길이 3천척의 긴 무지개를 하늘에 걸어 놓은것 같다"고 떠들썩하게 광고했다.

당시 사람들에게는 그만큼 경이로운 일이었다.

그 뒤 ''대교''라는 이름의 긴 다리가 본격적으로 건설되기 시작한 것은 65년 처음 우리 기술진에 의해 한강에 양화대교가 준공되면서부터 였다.

지금 팔당에서 행주에 이르는 한강에는 아직 공사중인 몇몇 다리를 포함해 27개의 다리가 놓여 있다.

연이어 돌산대교(여수) 남해대교 등 최신공법으로 육지와 바다를 잇는 다리들도 생겼다.

서해대교가 착공 7년만에 완공돼 내달 개통을 앞두고 평택시와 당진군이 온통 축제분위기에 휩싸여 있다고 한다.

29일부터 내달 5일까지는 차량통행을 막고 다리위에서 각종 축하행사를 벌이기로 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서해대교는 93년 겨울 착공할 때 완공시기가 96년으로 잡혔다가 98년으로, 다시 2000년 12월로 연기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설계 당시와는 달리 아산만 주변에 공단들이 들어서면서 환경이 뒤바뀌어 설계변경이 잦았다.

공법도 여러번 바꿔야 했다.

심지어 경험없는 업체가 제작한 다리상판 가설기기가 17개월동안 작동하지 않은 일도 있었다.

그만큼 곡절도,말도 많은 공사였다.

서해대교는 길이 7천3백10m(6차선)로 국내에서 가장 긴 다리다.

총공사비 6천7백여억원,연인원 2백여만명,중장비 45만대가 투입된 대역사였다.

경기도 양평의 용담대교가 3천3백80m로 가장 긴 다리였는데,이제는 2위로 밀려났다.

세계에서 가장 긴 미국 뉴올리언스의 레이크 폰트세트레인교(3만8천4백m)에는 비길 수 없지만 피츠버그의 조지 웨스팅하우스교(8천16m) 다음으로 세계 9위를 기록하게 됐다.

12년간의 공사끝에 내년에 완공될 서해안 고속도로의 중추로서 동북아시대를 이끌어갈 관문의 역할을 할 서해대교의 개통은 평택 당진 사람들만 축하할 일이 아닌 것 같다.